3년간 레미콘 34.7%, 시멘트 54.6%씩 가격 올라
공사비 검증의뢰 건수 2019년 2건→2022년 32건
"빅데이터 활용한 예측 시스템 등 수급 안정화 필요"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최근 3년간 건설자재 가격이 30% 이상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건설업계 침체가 극심해지고 있다며 수급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지난 5일 개최한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방안' 세미나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는 35.6% 올라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22.4%)보다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산업 원가 명세 중 자재비 비중은 2022년 기준 31.2%(약 134조9000억원)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 2018년 113조9000억원보다 18% 증가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건설자재 중 가장 사용 비중이 높은 레미콘과 시멘트 가격은 지난 3년간 각각 34.7%, 54.6% 올랐고, 철근(64.6%), 형강(50.4%), 아연도금강판(54.1%), 건축용금속공작물(99.5%), 건축용 판금제품(70.3%) 등 대부분의 자잿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러한 건설 자재비 급등으로 인해 지난 몇 년간 전국 건설 현장 곳곳에서는 건설업체와 철콘업계 간 갈등으로 공정이 지연되거나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사비를 더 올려달라는 시공사에 조합이 반발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조합 등이 한국부동산원에 요청한 연도별 공사비 검증 의뢰 건수는 2019년 2건에서 2022년 32건으로 16배 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공사비 증액 기준 명시를 의무화하거나 공사비 분쟁도 분쟁조정위원회 대상에 포함하는 등의 법률 개정안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건설 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건설경기 침체국면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자재 수급의 안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정부의 토목공사 물량으로 시멘트와 골재 수요 감소 폭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레미콘이나 철근은 수요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도 기본적으로 안정적 자재수급이어서 수급 안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건설자재시장 정상화를 위해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건설자재 예측시스템 개발과 고도화, 관급자재 수급 개선을 위한 사급전환 비율 조정, 건설자재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따른 갈등 해소를 위한 건설자재 수급협의체 구성 및 운영, 건설자재시장 정기조사 도입 등 4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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