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참모·장관에 "공천 특혜 없다" 강조
대통령실, 공지 통해 "공정한 시스템"
정영환 "국민 눈높이 맞는 공천할 것"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국민의힘 총선 공천 심사를 앞두고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여당 우세 지역행(行)에 대통령실이 연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기회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인물이라면 음지(陰地)에서 더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6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늘 지적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장·차관과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참모라면 그동안 언론이나 정책을 통해 다양하게 자신의 얼굴을 알릴 기회가 많았다"며 "이들이 국민의힘 텃밭에서 선거를 뛰겠다는 건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들이지 않고 골을 넣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공정한 공천'을 강조하며 출마에 나선 정부 고위직 공무원들과 참모들에 "특혜는 없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전날 공지를 통해서도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여당 우세 지역에 지원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다시 한번 입장을 밝힌다"며 "대통령은 누구도 특혜받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당에 누차 당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공천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의중을 여러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실이 적극적으로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여러 보도를 통해 나온 전직 참모들의 여당 우세 지역 지원이다.
이번 지역구 공천 신청자 명단을 보면 대통령실 출신 신청자 38명 중 9명이 서울 강남·영남 등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강남을,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해운대갑, 임종득 전 안보실 2차장은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은 경북 구미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대부분이 수석비서관, 혹은 비서관급의 고위급 참모들이다.
여당 의원이 현역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지역구들인 만큼 당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에 대한 이해도 낮고 주민들의 요구도 모르는 이들이 갑자기 작년 11월에 등장해 3~4개월 만에 표를 달라고 하는 게 황당하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원모 전 비서관이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것과 관련 "지원하는 건 자유인데 한 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진표가 이제 확정이 돼 가는 것 같고 특히 예민한 부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그런 공천이 될 수 있게 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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