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전량 매입 추진…공개매수가 근접
비상장 전환 통한 기업 가치 보전 목적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쌍용C&E가 자진 상폐를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 보전을 위한 전략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입장에서 상장을 유지하는 데 따른 실익보다 비상장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더 도움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용C&E의 주가는 전날 20원(0.29%) 내린 6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가는 6590원을 기록했다. 공개매수가액인 7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C&E의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유한회사(한앤컴퍼니)는 전날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쌍용C&E 주식 1억25만4756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이는 쌍용C&E 총 발행주식의 20.1%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앤코는 특수관계인 등과 함께 쌍용C&E 지분 78.79%을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로 상폐 요건인 95%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앤코는 쌍용C&E 지분을 전량 확보한 후 자진 상장폐지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개매수 및 자진 상폐 추진을 놓고 기업 가치 보전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상장을 유지하는 데 따른 이득보다 비상장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사모펀드(PEF)가 인수금융 등 차입금을 활용해 인수한 기업이 주가가 하락하면 인수 금융 기한이익상실(EOD)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반면 지분을 전량 사들여 상폐를 진행하면 기업가치 관리가 보다 쉬워진다. 시장에 공개돼 있는 주가는 관리가 쉽지 않지만 비상장 주식은 공정가치 평가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회계법인 등에 제3자 평가를 맡겨 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엑시트를 목적으로 하는 PEF의 특성 상 상장기업로서 높은 가치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주가 리스크 관리 및 매각 효율화를 위해서는 비상장으로 전환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앞선 오스템임플란트 사례처럼 자진 상폐를 하면 의사결정이 보다 수월해지고 외부 공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자진 상폐를 추진하는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상장 여부에 관계 없이 쌍용C&E의 성장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여부에 관계없이 쌍용C&E의 성장성은 환경 부문에서 생겨날 것"이라며 "한앤코시멘트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컨티뉴에이션펀드 LP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서라도 영월 매립장 1공구 착공, 폐기물 수거 단가 책정 현실화 등의 과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특히 "공개매수 단가 7000원은 12개월 선행 BPS(주당순자산) 대비 2.0배, 시가총액 환산 3조4900억원으로 12개월 선행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8.1배 수준"이라면서 "건축물 착공 사이클 정점(2021년)에서 회사가 받았던 밸류에이션 상단에는 못 미치지만, 현 업황에서 기존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단숨에 도달한 것이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