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LCC 54대 이상의 기재 운용…아시아나 항공 수준과 비슷
제주·티웨이, 화물 사업 확대 및 장거리 노선 취항으로 맞대응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으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통합된 저비용항공사(LCC)가 출범하면 업계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내년 이후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3파전 양상이었던 매출 1위 경쟁이 통합 LCC 출범 이후 진에어와 제주항공으로 압축된 2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마무리 한 뒤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을 추진한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해 한진칼→통합 FSC(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통합 LCC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 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단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지분을 먼저 인수한 뒤 인력과 장비를 통합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통합 LCC 규모는 현 아시아나항공 수준에 근접한다. 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를 합칠 경우 총 54대의 기재를 운영할 수 있다. 이는 현 아시아나항공의 68대(지난해 3분기 기준) 수준에 버금 간다.
동시에 제주항공 42대, 티웨이항공 30대와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이 통합 LCC 출범으로 인해 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고, 이는 항공산업의 새판 짜기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항공은 1위 수성을 위해 화물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차지할 경우 연 평균 매출이 1조원 이상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화물사업 확보에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이 꼽히지만 1조원 이상의 몸값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어서 제주항공이 단독 입찰에 나설 수 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연간 매출이 1조원 이상 늘어난다. 다만 인수 금액인 5000억~7000억원에 더해 부채 비용 1조원까지 떠안아야 하는 점은 제주항공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등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EU에 반납하는 운수권과 슬롯을 넘겨받아 장거리 운항을 본격화한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취항을 위해 프랑스 파리 국제공항 지상직 채용을 실시하는 한편 대한항공으로부터 A330-200 기재 5대를 대여받고, 2027년엔 A330-300을 포함한 장거리 기재를 20대까지 늘려 경쟁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올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국내 항공시장 지각변동이 나올 수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LCC 업체들의 경쟁도 한결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