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최악의 산불' 사망자 112명으로 급증…"사상자 증가할 것"

기사등록 2024/02/05 18:12:41

최종수정 2024/02/05 18:41:29

전역서 화재 161건 발생…일부 지역엔 대피령

"집에서 용접 작업 중 화재…초원으로 번져"

폭염 이어지면서 고온 건조한 날씨…피해 키워

[비냐델마르=AP/뉴시스] 4일(현지시간) 화마가 휩쓸고 간 칠레 비냐델마르 한 마을이 잿더미로 변한 모습. 2024.02.05.
[비냐델마르=AP/뉴시스] 4일(현지시간) 화마가 휩쓸고 간 칠레 비냐델마르 한 마을이 잿더미로 변한 모습. 2024.02.05.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칠레 전역을 휩쓸고 있는 '최악의 산불'로 최소 1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칠레 국가재난예방대응청은 산불로 최소 1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신 32구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38구는 부검이 실시됐다. 10구는 친지에게 전달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엘 올리바르 지역에는 차량 수십대가 불에 타고 집 여러 채가 잿더미로 변한 모습이 포착됐다. CNN이 입수한 한 영상에는 한 시내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불길을 가르고 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 칠레 전역에는 16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102건은 진화됐으며, 40건은 여전히 진압 중이다. 19건은 관찰 중이다.

비냐 델 마르, 발파라이소 등 해안 도시가 연기로 뒤덮이면서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부 지역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대피를 거부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고 당국은 전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전날 피해 지역을 방문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망자 수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3일 발표한 영상 성명에선 국방부가 필요한 모든 자원을 가동해 피해 지역에 더 많은 군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5일과 6일은 화재 희생자를 위한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구조 당국은 수도 산티아고 인근 항구 도시 발파라이소 화재를 우선 진압하고 있다. 현지 관리들은 주민 372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발파라이소 주의 퀼푸에 시장 발레리아 멜리필란은 CNN에 "이번 산불은 이 지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일 것"이라며, 주택 약 1400채가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비냐델마르=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칠레 비냐델마르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불에 탄 집에서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4.02.05.
[비냐델마르=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칠레 비냐델마르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불에 탄 집에서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4.02.05.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은 최소 한 명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칠레 중부 탈카시에 있는 자택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실수로 화재가 발생, 인근 초원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후 변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피해가 커졌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은 2022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통제 불가능하고 파괴적인 산불이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예고된 일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은 극심한 산불 발생이 2030년까지 최대 14%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으며, 2050년엔 30%로 높아질 것으로 예고했다.

마리오 마르셀 칠레 재무장관은 전날 발라파라이소 피해 예비 추산액이 수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연일 33도를 웃도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무더위가 계속되는 점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웃 국가 콜롬비아도 최근 산불 발생으로 재난 사태를 선포,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인접국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칠레 중부를 강타한 엄청난 화재로 인해 사망하고 부상당한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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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최악의 산불' 사망자 112명으로 급증…"사상자 증가할 것"

기사등록 2024/02/05 18:12:41 최초수정 2024/02/05 18: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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