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만 축구하는 조규성? A매치 골 절반 이상은 발로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클린스만호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 대회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했다. 전매특허 헤더슛이 터지며 그의 헤더 실력에 이목이 집중되지만 사실 조규성은 발로 더 많은 A매치 골을 넣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대회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을 1-1로 비긴 뒤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한 조규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는 0-1로 뒤진 후반 19분 교체 투입됐다. 후반 한 차례 크로스바를 때린 조규성은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 시간 9분 설영우(울산)가 머리로 건넨 것을 다시 머리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9월 사우디와 평가전에서도 골을 넣었던 그는 경기 후 "사우디가 쉽지 않은데 저번에 한 골을 넣긴 했다. 이번에도 머리로 넣어서 (황)인범이 형이 농담으로 '머리로만 축구하라'고 했다"며 웃었다.

실제로 조규성은 큰 경기마다 헤더 실력을 뽐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2-3 패) 당시 조규성은 타점 높은 헤더로 2골을 터뜨려 스타로 떠올랐다.

이어 지난해 9월 사우디와 평가전에서 헤더로 결승골을 넣었고 이번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또 헤더슛을 성공시켰다.

이처럼 헤더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 조규성은 발을 더 잘 썼던 선수였다.

통산 A매치 35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9골을 넣었는데 이 가운데 머리로 넣은 골은 4골이다. 반면 발로 넣은 골이 5골이다.

A매치 발탁 초기에는 오른발이 잘 통했다. 2022년 1월15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5-1 승)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는데 당시 조규성은 오른발로 방향을 바꾸는 재치 있는 슛을 성공시켰다.

2022년 1월27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1-0 승)에서도 몸을 날리며 크로스에 오른발을 갖다 대 득점을 만들었다.

2022년 6월14일 이집트와 평가전(4-1 승)에서는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찬사를 받았다.

2022년 7월20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중국전(3-0 승)에도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11월16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전(5-0 승)에서는 처음으로 왼발로 A매치 득점을 만들었다. 이강인이 올린 정확한 크로스를 왼발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했다.

이번 16강 사우디전에서 머리로 골을 넣은 조규성이 발을 활용한 득점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사우디전 연장 후반 1분 오른발 득점 기회에서 슛이 부정확했다. 연장 후반 3분에는 상대 골키퍼 골문을 비웠지만 조규성은 슛 대신 패스를 택했고 결국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사우디전 동점골로 부담을 털어낸 조규성이 이어지는 8강 호주전에서 발로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