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일 한다는 뜻의 '폴리워킹' 유행
팬데믹 이후에도 치솟는 물가에 'N잡러' 늘어
물가 따라가지 못하는 급여에 고통 호소
[서울=뉴시스] 전선정 리포터 = 최근 웬만한 급여로는 감당하기 힘든 생활비와 월세 등으로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가 있다. 바로 '폴리워킹(polyworking)'이다. 많음을 뜻하는 그리스어 '폴리(poly)'와 근무를 뜻하는 '워킹(working)'이 결합돼 한 번에 여러 일을 하는 것을 뜻하는 합성어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로 치면 'N잡러'인 셈이다.
폴리워킹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며 등장한 개념이지만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된 이후에는 치솟는 생활비와 월세 등을 충당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폴리워킹을 비교적 흔한 근무 형태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이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경직된 구직시장과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급여도 함께 토로하는 모양새다.
최근 재무설계자 겸 틱톡커 네이트 호스킨은 자신의 틱톡(@natehoskin)에 폴리워킹에 관한 한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요즘 젊은이가 여러 일을 병행하는 이유가 "평범한 회사 생활에 질려서", "재밌고 흥미롭게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기성세대를 풍자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Z세대는 "Z세대가 일을 너무 좋아해서 여러 직업을 갖는다는 뜻이냐"며 "(그게 아니라) 한 개의 직업으로 생존할 수 없는 현실을 완곡하게 풍자한 것"이라고 기성세대에게 반박한다.
지난 20일 틱톡 이용자 'midcontinentfunding'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는 8초 영상을 올렸다. 그의 얼굴 위로 문장이 빼곡히 차 있었다.
해당 문장은 "18~29세가 주택 시장에서 밀려나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에 45%가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에 한 여성이 '그럼 취직하라'고 했다. 이 여성이 Z세대의 47%가 3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으며, 93%가 여러 일을 병행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틱톡 이용자는 영상 설명란에 "미국의 솟구치는 물가와 생활비에 맞서 Z세대가 주도하는 폴리워킹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은 "일자리를 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100곳에 지원해도 한 곳에서 면접을 볼까 말까", "나는 주당 80~85시간 일하는 30세 밀레니얼이다", "31세에 부모님 집으로 다시 돌아와 함께 산다. 지난 몇 년 동안 혼자선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다", "원룸 최저 월세가 3000 달러(약 400만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감했다.
전문가는 여러 일을 병행하는 현상이 직장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기인됐다고 분석했다. 직장생활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퓨티(Deputy)의 최고경영자 실비야 마르틴스빅은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는 이전 세대와 같은 방식으로 고용 안정을 바라보지 않는다"며 "고용주 개인보다 재정적 안전성을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기사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나도 대학 다닐 때 투잡과 쓰리잡을 했다. 젊을 땐 별문제가 안 된다", "Z세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한 첫 세대인 것처럼 행동한다", "58세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4개의 직업을 가지고 5년 동안 휴가도 없이 주 7일 근무했다. 그래도 쉬고, 먹고, 빨래할 시간이 있었다. 버릇없고 권리만 내세우는 징징대는 애들한테는 전혀 동정심이 없다", "Z세대는 하루 종일 틱톡만 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많은 업무를 할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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