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문지문학상 수상 작가 박솔뫼와 1930년대 베스트셀러 작가 김말봉이 '기도를 위하여'(작가정신)를 통해 만났다.
김말봉은 1930년대 식민지 시기 스스로 '대중소설가'임을 자처하면서 민족 해방과 여성 해방을 주제로 소설을 썼다. 순수소설만을 인정하던 당시 문학계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위해 앞장서기도 했다.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글을 한 권에 담는 '소설, 잇다' 시리즈의 네번째 책으로 나온 '기도를 위하여'에는 김말봉의 데뷔작 '망명녀'를 비롯해 '고행', '편지' 등 대표적인 단편이 실렸다.
수록된 박솔뫼의 소설 '기도를 위하여'에는 김말봉이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부산의 거리를 산책하면서 김말봉의 자취를 쫓아가는 1인칭 화자의 서술을 통해 '망명녀' 속 등장인물의 실제 모델을 추측하고, 교토의 도시샤대학을 중심으로 김말봉과 정지용, 윤동주의 만남을 상상한다.
순수의 잣대로 문학을 구분하던 시대에 과감히 대중소설가의 길을 걸었던 소설가이자 소신을 지키고 실천하는 지식인이었음에도 김말봉의 문학은 충분히 검토되지 못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박솔뫼는 에세이에서 "시간은 늘 한 번은 지금이 된다"면서 김말봉을 현대에 가져와 다시 한번 그가 걸었던 을지로와 교토, 부산 등을 체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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