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친명 ‘자객출마’ 용인한 이재명에 불만 고조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친이재명계 인사들의 잇단 비명계 지역구 출마 선언에 공천 잡음이 커지고 있다.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가 친명계의 '자객 출마'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친명 비례대표 의원과 원외 인사들이 비명 현역의원 지역구 사냥에 나섰는데도 이 대표는 "자객 출마는 언어도단이고 공정한 경쟁"이라고 옹호했기 때문이다. 비명계에선 이 대표가 공천 갈등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공천 갈등이 격화하면 비명 현역 의원의 추가 탈당이 이어져 총선 전 당 분열로 총선 판세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은 전날 비명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도 지난 22일 "이재명과 함께 이수진은 한다”며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김의겸 의원은 비명계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이동주 의원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도전장을 냈다. 친명계 김병주 의원은 비명계 김한정 의원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도 비명계 현역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맡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다.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비명계 전해철 의원 지역구인 경기 안산 상록갑 출마 선언을 했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은 당내 비주류인 친문계 인사들의 불출마를 종용하고 나서 논란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은 지난 20일 임종석·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인영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번 총선 목표가 개인의 권력 유지가 아니라 당의 총선 승리라고 생각한다면 물러서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비명계 지역구 도전자인 친명계 입장에서는 '이재명 마케팅'을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비명계는 이 대표가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자객 출마 논란에 대해 "(나와) 관계가 머니까 공천을 안 주고, 가까우니까 공천을 준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저열하다"며 일축한 바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친명임을 강조하면서 집안 싸움만 일으키는 행위가 총선 승리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이 대표가 보다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의원의 도전을 받는 윤영찬 의원은 불만을 표시했다.  윤 의원은 "무엇보다 성남 중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가 선거 80여일도 남지 않은 지금,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선사후사일 뿐"일며 "좀 더 솔직해지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친명계와 비명계가 공천을 두고 정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자 "인신공격과 상호 비방에 엄격히 조처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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