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최재형·하태경, 야 전현희·곽상언 등 출사표
특정 정당보다 인물·정책에 투표 경향
여야 총선 성적 가를 '핵심 승부처' 평가 나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가 예비후보 난립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지도 있는 여야 인사들이 하나둘 출사표를 던지면서 벌써부터 '4·10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종로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는 무소속을 포함해 7명이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3명, 더불어민주당 3명, 무소속 1명이다.
국민의힘에선 부산 해운대갑 3선의 하태경 의원이 먼저 깃발을 들었다. 하 의원은 같은당 최재형 의원이 종로구 현역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27일 "종로 출마로 우리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하 의원의 도전장에 최 의원은 "정치 1번지 종로구를 지키기 위해 내년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굳건히 하겠다"며 지역구 사수 의지를 다졌다. 감사원장 출신인 최 의원은 2022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47.69%를 얻어 무소속 김영종 후보(33.95%) 누르고 당선됐다.
민주당에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출마한다. 곽 변호사는 지난 총선 당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야권 탄압 프레임으로 체급을 올린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종로에 출사표를 냈다. 전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이 만든 투사 전현희가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당 총선 승리 견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전 전 위원장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20대에는 야권 험지인 서울 강남구을 지역구로 당선됐다. 지난해 6월 권익위원장 퇴임식에서 총선 출마를 시사해 고향인 통영이나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경기 안양만안에서 5선을 지낸 이종걸 전 의원과 임연희 아트앤컬트코리아 대표이사(국민의힘), 한규창 한자교육지도사(무소속) 등이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 전 사무총장은 애초 검토하던 종로 출마를 포기하고 당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역대 선거를 보면 종로는 특정 정당보다 인물과 현안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16~18대 총선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승리한 반면 19~21대 총선은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다. 윤석열 정부의 용산 시대 개막으로 상징성은 옅어졌지만 굵직한 정치 거물을 배출해온 점도 종로구를 주목하는 이유다.
종로는 윤보선, 이명박, 노무현 등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며 '정치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정세균,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종로를 거쳐 대권 잠룡으로 체급을 키웠고, 종로에서 3선을 지낸 박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내며 장관급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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