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떳떳하고파"…재판부 "피해자 두 번 상처주는 말"

기사등록 2024/01/22 14:06:58

최종수정 2024/01/22 14:47:11

3차 공판서 "내 저지른 일 최대한 벌 받고"

재판부 "떳떳? 단어 사용법 잘 생각하라"

檢 "경호실장, 투자금 회수못해 같이 범행"

경호실장 혐의 부인…전청조 "떳떳해지라"

전청조 "같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한 것"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청조가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3.11.1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청조가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3.1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3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28)씨가 15일 재판에서 "최대한 처벌받고 떳떳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을 두 번 상처 주는 말"이라며 주의를 줬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씨와 경호실장 이모(27)씨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경호실장인 이씨가 전씨의 성별 등 실체를 알고도 범행을 공모한 것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씨를 상대로 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 측은 이씨가 피해자에서 공범이 된 경위에 대해 "4500만원 상당의 투자금 등을 회수하지 못해서 범행을 같이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에서 공개된 피고인 신문조서에 따르면, 이씨는 월 1500만원 상당의 월급이 두 달간 지급되지 않았는데도 전씨에게 항의나 독촉을 하지 않았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내가 전청조에게 4500만원 상당을 투자했는데 그중에는 대출받은 게 있어서 그만두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씨 측은 자신도 전씨의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전씨에게 '이씨는 증인(전청조)에게 속아서 4500만원을 편취당한 피해자가 아니냐'고 물었고, 전씨는 "맞다"고 답했다.

다만 전씨는 '피해자가 갑자기 공범으로 바뀌는 건 드라마틱한 게 아니냐'고 묻는 이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그만큼의 대가를 주겠다고 했다"며 "내가 투자금을 받아서 이런 일을 할 건데 그 대가로 월급을 올려주고 BMW를 타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전씨가 이씨에게 서울 강동구의 한 종합병원 진료 예약을 부탁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이씨가 '병원 예약을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전씨는 자신의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전송했다. 주민등록증 뒷자리에는 남성을 뜻하는 '1'이라고 적혀 있었다. 전씨는 위조 주민등록증을 전송한 직후 '그냥 내가 할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씨는 "위조한 신분증의 주민번호 1과 2가 다르다는 것을 이씨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판사가 '주민번호 2로 해서 예약이 진행됐냐'고 묻자 전씨는 "네. 그렇게 수술하게 됐다"고 답했다. 전씨는 가슴절제술 관련 시술 예약을 누가 했냐는 질문에는 "처음엔 내가 진행했고 그다음 가슴절제술, 레이저시술, 경과보고 등 이후부터는 이씨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내가 파라다이스 회장과 밥 먹은 거 본 적 없지 않냐"며 "이씨는 내가 파라다이스 후계자 아닌 거 알았다. 같이 거짓말을 한 것이고 같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씨가 떳떳했으면 좋겠다"며 "저는 제가 저지른 벌에 있어서 최대한 벌을 받고 추후에 떳떳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재판부는 전씨에게 "떳떳해지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피해를 입은 분들이 그 얘기를 들으면 어떤 심정일지 생각해 봐라"며 "진정 증인이 말한 '떳떳하고 싶다'는 단어의 사용법에 대해서 잘 생각해야 한다. 피해자들의 피해 보전과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 전까지는 두 번의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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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청조 "떳떳하고파"…재판부 "피해자 두 번 상처주는 말"

기사등록 2024/01/22 14:06:58 최초수정 2024/01/22 14: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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