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시연 세계한류학회장 "역사상 한류 최전성기…전용 OTT 필요"[인터뷰]

기사등록 2024/01/20 09:10:00

최종수정 2024/01/20 15:01:54

"국가 호감도 높아지는 데 한류 영향력 커"

"다양성·포용성 관점서 콘텐츠 제작해야"

"한류학 집중 연구해 이론화 작업 필요"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세계한류학회장인 문시연 숙명여대 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01.2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세계한류학회장인 문시연 숙명여대 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현재 한반도 역사상 한류의 최전성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강국으로서 한류를 더 지속하기 위해 학문분야로 정립해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문시연 세계한류학회장(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은 지난 15일 숙명여대 연구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류는 국가 이미지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굉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한류학회는 2013년 한류를 연구하는 국내외 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비영리법인이다. 문 회장은 지난 2021년 3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숙명여대 한국문화교류원 원장, 중앙도서관장, 한국불어불문학회 학술이사,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회장, 대한정책학회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국여교수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류 열풍은 문화 산업뿐만 아니라 경제·산업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문 회장은 "한류의 세계화가 지속되기 위해 학문적 연구와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한류열풍이 거센데 과거에 비해 가장 달라진 점은.

"과거에는 한국하면 반도체, 2차전지 등 제조업이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한류로 인해 국가 이미지가 문화적 이미지로 많이 바뀌면서 호감도가 높아졌다. 우리가 문화강국이 되기까지 한류의 역할이 엄청 컸다고 생각한다."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 점은.

"예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였다면 요즘에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가 뜨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다양성, 포용성 관점에서 콘텐츠를 제작했으면 좋겠다. 특히 외국인은 콘텐츠에서 노동계층으로 많이 나오는데 특정 이미지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또 IP(지식재산권) 확보도 중요하다. 중국에서 우리 창작물 표절을 많이 하는데 소송이 너무 오래 걸리는 실정이다. IP 강국인 프랑스, 캐나다 등과 연합해 국가 간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

-한류가 지속가능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홍수처럼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한류를 특화하기 위해 한류 전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필요하다. 현재는 넷플릭스, 유튜브가 콘텐츠를 장악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한류 콘텐츠 전용인 토종 OTT가 필요하다. 또 한류학 양성도 중요하다. 대학에서 한국학, 사회학, 경영학, 신문방송학 등 각 과에서 한류를 연구하고 있다. 한국학은 인문학적 접근인 한편 한류는 인문학과 더불어 산업적인 접근도 해야 한다. 현재 한류학자가 외국에 더 많다. 한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서 이론화 작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지난해 연말 처음으로 개최한 서울콘에 10만여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서울콘에서 마련한 '세계 한류 컨퍼런스'에 참여한 소감은.

"인플루언서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전 세계 유명한 인플루언서를 초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서울'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한류도 이제 그들과 협업해야 한다. 또 SBA가 포럼도 마련, 각국의 저명한 학자들을 초청해 한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포럼이 메인 행사가 아니어서 규모가 다소 작았는데 앞으로 좀 더 심도 있게 키워 가면 좋을 것 같다."

-한류열풍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정부 비자 심사, 취업제한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 좀 더 개선해야 할 점은.

"한류로 인해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OECD 평균 유학생 비율은 6.6%이나 한국은 3.7%다. 코로나 전에 비해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OECD 대비 굉장히 적다. 정부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2027년 30만명까지 확대한다고 밝힌 만큼 대학 지원도 더 해줘야 한다. 또 미국, 프랑스에 비해 우리나라 등록금이 훨씬 낮다. 몇 년간 동결한 대학들도 수두룩하다. 교육은 굴뚝 없는 산업이다.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 유학을 왔는데 학교가 예산이 부족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어렵다는 게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부에서 고등 교육에 대한 지원을 늘려주길 바란다."

-지난해 파리에서 세계한류학술대회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무엇을 주안점으로 두고 준비하는지.

"매년 해외와 국내를 번갈아가면서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10월에 서울 마곡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주제는 '한류 인 모션'이다. 한류를 확산 개념으로만 보지 않고 다른 문화와 상호교류하면서 진화하는 점을 다룰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K-POP의 영향을 받은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카자흐스탄의 큐팝(Q-Pop), 인도네시아 '인디팝 Indie-pop) 등이 있다. 이게 바로 대표적인 글로컬리제이션(세계화+현지화)이라 할 수 있다."

-올해 학회장 임기가 끝나는데 소감 및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세계 학자들이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만큼 학회 규모도 커지고 있어서 보람이 있다. 올해 숙명여대 차기 총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제가 총장이 되면 숙대를 한류 중심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한류학도 개설하고, 한류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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