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미디어·콘텐츠 산업발전 방안 논의 간담회
"인재유출·생성형AI 저작권 문제 등 애로사항 제기
박윤규 차관 "2월 중 범부처 지원 방안 발표"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버추얼 프로덕션 등과 같은 전문 분야 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을 채용해 실무 투입하기까지 오랫동안 가르쳐야 하는데, 키워 놓으면 더 큰 회사에 뺏긴다. 이로 인해 개발한 기술을 내재화 하는 게 어렵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저작권 문제가 점점 대두되는 가운데, 영세 회사는 이에 대응할 법률팀을 두기가 어렵다."
"AI를 활용한 인프라를 구축하기가 어렵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미디어·콘텐츠 산업발전 방안 논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는 박윤규 2차관이 진행해 온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로 올해는 처음 열렸다. 현장에는 띵스플로우, 75미리 스튜디오, 비브 스튜디오스, EVR 스튜디오, 허드슨에이아이, 더만타스토리, 로커스와 같은 미디어·콘텐츠 기술 기업이 자리했다. 또 2023 K-디지털 그랜드 챔피언십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리얼드로우, 투니모션도 참석했다.
먼저 띵스플로우는 자사 콘텐츠 플랫폼인 '스플 : 선택형 스토리'에서 제공하는 'MBTI 소개팅' 등과 같이 사용자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전개되고, 결말이 달라지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스토리 콘텐츠를 소개하며, AI 기술 기반 콘텐츠 선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75미리 스튜디오와 비브스튜디오스는 컴퓨터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VFX) 등의 기술 기업이 후반 제작에만 일부 참여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고려거란전쟁'의 제작 사례를 소개했다.
총 제작비 270억원이 투입된 고려거란전쟁은 과기정통부가 차세대방송성장기반조성 사업을 통해 11억원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현장 참석자들은 애로사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광희 비브스튜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문인력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AI를 기반으로 한 버추얼 스튜디오 촬영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며 "방송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고 소프트웨어(SW), AI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는 분야인데 이런 지식을 가진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와 엔지니어가 협업하는 일이 많은데, 서로의 분야를 이해하지 못하다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융합형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상규 리얼드로우 대표는 "아티스트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적고, 엔지니어는 저작권 등과 같은 데 이해가 적다"며 "서로의 오해를 줄여줄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이승환 로커스 실장은 "채용한 인력이 키워 놓으면 더 큰 회사에서 데려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기술을 개발해서 회사에 내재화해야 한다. 문제는 또 이 과정에서도 핵심 인재가 유출되면 내재화가 힘들다"고 했다.
생성형AI 등장으로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미디어·콘텐츠 분야 R&D 기술을 이전 받기 위한 실증사업이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과 AI를 활용하기 위한 서버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고민도 공유됐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0대 핵심응용기술을 중심으로 성장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핵심기술 육성R&D에는 103억3000만원, 실증사업 102억9000만원, 정책펀드51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항재 과기정통부 디지털방송정책과장은 "초기·성장기업이 주요 대상으로 기획, 투자, 제작, 유통, 인재양성 등을 종합 지원한다"며 "제작비를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AI, 디지털 기반 미디어·콘텐츠 솔루션 기업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윤규 차관은 "미디어·콘텐츠 산업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범정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중으로 늦어도 다음달에 미디어·콘텐츠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아울러 지난해 AI·디지털 기반의 미디어 미래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10대 기술 중심으로 여러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AI,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면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부분에 있어 글로벌 빅테크 대비 우리 기업들이 부족하다. 인력이나 기술력 등의 부분도 있다"며 "K-콘텐츠·미디어 전략 펀드를 통한 투자 활성화 등 미디어·콘텐츠 기술 기업의 성장 및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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