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짧은 기간에 급격한 상승…하향 안정 목표"
"1·10 부동산 대책 방향에는 동의…보조 맞추겠다"
"기후동행카드, 리버버스 등 대중교통 획기적 변신"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도 서울 집값의 하향 안정화를 목표로 부동산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1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워낙 짧은 기간에 급격한 상승을 했기 때문에 서울시가 목표로 설정한 하향 안정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하향 안정화돼야 한다는 것이 흔들림없는 서울시의 행정 목표다. 부동산 정책 기조는 지난해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1·10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현장에선 부분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 스탠스"라며 "정부가 가고자 하는 방향 만큼은 동의하기 때문에 재정비 사업에서 구체적인 규정이나 방침을 바꿔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물량을 늘릴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발표가 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정비구역을) 막 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향후 전세대란 등을 고려해 물량이나 속도조절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에서는 '기후동행카드', '리버버스', '자율주행버스' 등 교통 분야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시장은 "기후동행카드와 리버버스, 따릉이를 연계한 대중교통의 획기적인 변신이 올해 서울시정의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기후동행카드는 대중교통을 가장 왕성하게 이용하는, 진정한 의미에서 경제적 취약층과 서민들을 위한 교통 복지 차원에서 이뤄지는 할인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으로 오는 27일 본격 개시된다. 따릉이 연계 여부에 따라 6만2000원권과 6만5000권으로 나눠 출시된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기후동행카드 동참 여부에 대해선 "경기도의 경우 버스 준공영제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면적인 동참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천, 김포시와는 협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9월 운항을 시작하는 한강 리버버스와 관련해선 "지하철역과 리버버스가 연계된 곳은 3곳 뿐이어서 직결되지 않은 곳의 시민 불편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마을버스를 비롯해 버스노선 조정 등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접근성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가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대중교통 기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가시티 서울' 논의와 관련해선 "총선 이후에 더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총선 전에 급하게 이뤄지면 '선거용'으로 낙인이 찍힐 것 같다. 이 이슈는 그렇게 다뤄져서는 안 되는 이슈"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거품을 빼고 생활권과 유리돼있는 행정권을 본격적으로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지금도 물밑에서는 김포, 구리시 등과의 실무적인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꾸준히 주장해온 '자체 핵무장론'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핵무장 얘기를 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핵무장을 강조하는 것은 협상력 제고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언제라도 필요하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서울 명동 일대에서 벌어진 퇴근길 '버스 대란'과 관련해선 "서울로 출퇴근하는 분들도 교통약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서울 시내에서 출퇴근하는 분들과 같이 여러 혜택과 배려를 누리도록 하는 게 의무이자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시장이지만 100% 서울시민만을 생각하는 행정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이냐"고 반문하며 "최대한 시민들의 편익과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 인천시민들의 편익을 함께 증진시킬 것이냐가 행정의 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기회에 광역버스의 경우 기존 정류장과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넓게 펼쳐서 '버스 열차 현상'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그게 안되면 입석 문제 등 정부와 논의해야 할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따른 건설시장 침체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공공개발사업뿐 아니라 최근 발주되는 물량에 손들고 나서는 기업들이 없어 지연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업이 연되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조만간 대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DMC 랜드마크타워가 탄력을 못 받고 나선 기업이 없는데 공공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성을 높여줄 방안을 찾아냈고, 새롭게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트윈아이의 경우에는 상당히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국제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별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정에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고, 창조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 시장은 "올해 서울시 행정에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원년이 되지 않겠나 보고 있다"며 "서울 경제가 창조산업을 중심으로 금융산업, 관광산업이 함께 이끌어 가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기초체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늘 강조해온 약자와의 동행을 통해 보듬어야 할 분들을 계속 보듬어 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 한해도 약자와의 동행, 매력 특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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