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대신 웃음으로…아픔 치유하는 새로운 애도 방식

기사등록 2024/01/17 05:07:22

최종수정 2024/01/18 17:32:39

고인에게 말 건네는 유족·친구 "그동안 있었던 일 고백"

틱톡서 공유된 새로운 애도 방식에 누리꾼 "힐링 된다"

전문가 "다양한 방식으로 애도할 수 있다…긍정적"

사라 로렌이 자매와 함께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고백한 영상을 틱톡에 공유했다. (사진=틱톡 계정 'sarawollner'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라 로렌이 자매와 함께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고백한 영상을 틱톡에 공유했다. (사진=틱톡 계정 'sarawollner'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선정 리포터 = 가족·친구 등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 후 웃으며 그들에게 말을 건네는 새로운 형태의 애도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USA투데이에 따르면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가족·친구를 죽음으로 잃은 후 새로운 애도 방식으로 슬픔을 달래는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지난해 11월 사라 로렌은 자신의 틱톡 계정(@sarawollner)에 로렌 자매가 몇 해 전 돌아가신 모친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고백하는 형식의 영상을 게재했다. 생전 모친이 해왔던 일들을 그의 부재로 인해서 비로소 알게 됐음을 털어놓는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서 로렌은 "우리 엄마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 생긴 일들을 엄마에게 털어놓고 싶다"며 운을 뗀다. 로렌은 "엄마 대신 납세 신고를 해야 하는지 몰랐어"라고 고백했다.

동생으로 추측되는 다른 로렌은 "자동차 보험을 들어야 하는지 몰랐어"라고 말했다. 언니 로렌은 "얘 차량등록도 안 돼 있고 보험도 안 든 차를 7개월 간 몰았지뭐야"라고 웃으며 거들었다. 이어 동생 로렌은 "그래서 (관리기관이) 내 면허증과 엄마 면허증을 정지시켰어. 그 뒤론 그 차를 몰 수 없었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에서 로렌 자매는 말하면서도 자신들의 행위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끊임없이 웃음을 보였다. 이외에도 몇 가지를 더 고백한 로렌 자매는 "(이런 일들이) 분명 더 있었을 거야. 아마 엄마가 들으면 놀랄 일이 앞으로도 벌어질 거 같아"라고 말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16일 오후 기준 2550만 회의 조회수와 400만 개의 '좋아요'를 달성한 이 영상은 누리꾼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틱톡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로운 애도 방식을 공유하는 것이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는 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 3만70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은 한 누리꾼은 "1년 6개월 전에 엄마를 잃었어. 매우 우울했지만 이 영상과 새로운 애도 방식을 보니 환기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져"라는 의견을 남겼다.

'엄마'의 입장에서 남긴 댓글도 눈에 띄었다. 2만여 개의 '좋아요'를 받은 누리꾼은 "암을 앓았고 말괄량이 딸을 둔 엄마로서 너희에게 정말 애정을 느껴. 너희 어머니께서도 너희를 키우는 동안 정말 행복하셨을 거야"라는 의견을 남겼다. 다른 '엄마' 누리꾼도 "엄마로서 딸들한테 원하는 것이 바로 이거야. 눈물 대신 웃음. 너희 어머니께서도 이편을 더 좋아하셨을 거야"라고 보탰다.

로렌 애슐리가 친구와 함께 몇 달 전 잃었던 친한 친구 '소피(Sophie)'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는 영상을 틱톡에 공유했다.  (사진=틱톡 계정 'lauren_westall'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렌 애슐리가 친구와 함께 몇 달 전 잃었던 친한 친구 '소피(Sophie)'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는 영상을 틱톡에 공유했다.  (사진=틱톡 계정 'lauren_westall'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몇 달 전 친한 친구를 잃은 후 친구가 좋아했던 팝스타와 지인의 소식을 전해주는 영상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학생인 로렌 애슐리는 자신의 틱톡 계정(@lauren_westall)에 '소피(Sophie)가 놀라서 뒤집어질 만한 일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소피야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 우리 옆에서 웃고 있다는 거 알아"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애슐리는 친구와 함께 "몇 달 전 잃은 우리 친구"라며 소피를 소개한 후 친구 '로렌(Lauren)'의 대학 편입 소식, 애슐리의 간호학 전공 선택 소식, 친구 '댄디(Danddy)'가 소피를 위해 만든 스웨터, 자신들과 애인의 재결합 소식 등을 전했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유명 미식축구 선수 트래비스 켈시의 열애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상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 영상은 16일 오후 기준 1300만회의 조회수와 4700여 230만 회의 '좋아요'를 달성했다. 앞선 영상과 비슷한 누리꾼의 의견이 이어졌다. 대화 형식의 애도방식을 공유하는 것이 슬픔을 달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  9만여 개의 '좋아요'를 받은 한 누리꾼은 "제발 (이러한 애도를) 계속 해줘. 영상을 올릴 필요는 없지만 이건 건강한 애도 방식이야. 소피는 분명 너희와 함께 있을 거야"라는 의견을 남겼다. 6만80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은 다른 누리꾼도 "난 소피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이건 정말 힐링 된다"고 보탰다.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슬픔을 웃으면서 공유하는 것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전문 상담가 제시카 맥네어는 "애도는 평생에 걸친 과정"이라며 "애도에 정해진 단계는 없다. 다양한 감정을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마주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맥네어는 "사람들이 틱톡에 접속해서 다른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던 애도 방식을 보고 자신에게도 시도해본다면 정말 멋진 일이다"라고 부연했다.

해당 현상에 대해 임상 사회복지사 지나 모파는 "슬퍼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애도가 단지 침대에 누워서 울고 속상해하는 행위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알려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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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대신 웃음으로…아픔 치유하는 새로운 애도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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