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ADC 기업 레고켐바이오 최대주주로
글로벌빅파마, ADC 기술도입 및 M&A 활발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제과 대기업 오리온이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 지분 2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또 한 번 ADC(항체-약물 접합체) 기술이 주목을 받게 됐다. 최근 국내외에서 거래되는 기술과 M&A(인수합병) 다수가 ADC인만큼 검증된 기술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매각을 통해 최대주주가 오리온으로 변경된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20%이상의 지분을 갖는 최대주주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리온을 파트너로 선정한 것이다.
레고켐바이오는 ADC플랫폼을 활용한 ADC 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12월 글로벌제약사 얀센에 차세대 ADC플랫폼기술과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 도입한 Trop2항체가 적용된 ADC약물인 ‘LCB84’를 2조24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바 있다.
ADC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와 페이로드(약물)가 링커를 통해 결합한 형태의 표적 항암치료제를 말한다. 항체의 특이적인 결합 기능을 통해 표적세포에 도달 후 페이로드가 방출되면서 암 세포가 사멸되는 기전이다.
ADC가 차세대의약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글로벌 빅파마들도 ADC 기술·약물을 보유한 기업과 라이센싱 거래를 체결하거나, M&A 전략으로 이를 흡수하고 있다.
실제로 존슨앤존슨(J&J)은 지난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개막날 ADC 개발사 엠브렉스(Ambrx) 바이오파마를 20억 달러(한화 약 2조63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BMS는 총 84억달러(약 11조334억원)에 중국 바이오기업 시스티뮨(SystImmune)이 개발 중인 ‘이중특이항체 ADC’ 신약후보 물질을 도입했으며, 일라이 릴리는 독일 ADC 개발 기업 이머전스 테라퓨틱스(Emergence Therapeutics)를 인수했다.
국내 ADC 플랫폼·표적항암제 전문 바이오벤처 피노바이오도 지난해 12월 미국 ADC 전문 바이오텍인 컨쥬게이트바이오(ConjugateBio)와 총 10개 약물 타깃에 대한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JP모건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이슈 브리핑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제약사의 라이센싱 파트너십 거래 현황은 2021년 이래 건수가 줄고 있으나, 작년 4분기 ADC 개발 협업으로 거래 금액이 급증했다.
지난해 분기별 거래 건수 감소도 계속됐으나, 4분기에는 거래금액이 총 630억 달러(약 84조원)에 달하면서 최근 5년간 분기별 거래금액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4분기에 거래금액이 급증한 것은 10월에 머크(MSD)가 다이이찌산쿄와 선급금 40억 달러(약 5조원)를 포함해 최대 220억 달러(약 29조원)에 달하는 3개의 ADC에 대한 개발 및 판매 계약 체결에 따른 영향이 컸다.
지난해 ADC 라이센싱 거래 건수는 35건으로, 2022년 보다는 적었으나, 거래 금액은 430억 달러(약 57조원)에 달해 2022년 233억 달러(약 31조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모달리티(치료접근법)에 있어 ADC에 대한 라이센싱 거래금액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대형 제약사들은 투자에 대한 리스크 완화 차원에서 ADC를 보다 검증된 기술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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