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논란에 총선 악재될라 전전긍…자객출마에 추가 탈당 우려도
박용진 "성 비위 부각되면 망해" 박지현 "엄중하고 신속하게 조치해야"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성추행 의혹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가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하며 4월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핵심 인사인 강 특보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총선 승리 전략을 흔들게 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성 비위 논란에 연루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버티고 있다.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어 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윤리감찰단은 현 부원장의 성희롱 문제와 관련한 감찰을 진행 중으로 최고위원회에 아직 결과가 보고되지 않았다.
현 부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성남의 한 호프집에서 이석주 성남중원 예비후보와 그의 수행비서인 A씨에게 "너희 부부냐", "감기도 같이 걸렸잖아", "같이 사냐"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일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이후 이 예비후보가 현 부원장과의 합의문을 공개했는데, 이를 두고 2차 가해 논란까지 불거졌다. 현 부원장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합의문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피해자 측은 "또다시 당했다는 생각에 참 씁쓸하다"고 발끈했다.
현 부원장 친명계 원외 인사로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미투 논란이 제기됐던 정봉주 전 의원은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 때는 정 전 의원을 성추행 의혹으로 부적격 처리했지만 이번에는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정 전 의원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 전 의원은 2021년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한 인터넷 매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에서 무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다만 민사 판결에서는 무고 등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이것이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판시해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태다.
논란이 된 이들은 모두 친명계 인사로 비명계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공천 심사 및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향후 공천관리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 탈당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정 전 의원과 강북을 놓고 경쟁하게 된 박용진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정봉주·강위원·현근택 등 성비위 의혹의 3인방, 이 트로이카가 당의 공천 국면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면 당이 망하는 길로 갈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예민하게 바라보고 심각하게 판단해서 어떤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그냥 경고만 하고 방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성범죄 가해자의 적격판정, 경고처분과 같은 이해 못 할 대처 또한 2차 가해"라며 "민주당의 대표는 가장 엄중하고 신속하게 이 사건을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도 공세를 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현근택 같은 사안이 국민의힘에서 제가 정말 아끼는 분들에게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자"며 "우리 공천관리위원회는 두 번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격했다.
민주당도 총선 악재로 커질 것을 우려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한 당 검증위의 검증 작업에 관해 불공정 시비가 이는 데 대해 "검증위에서 어떤 기준을 가졌는지를 최고위에서 살펴볼 생각"이라며 "이미 적격 판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필요하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위를 통과한다는 건 일종의 자격시험"이라며 "공관위에서 논의할 때는 실제로 공천을 받거나 공천을 위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강도 높은 심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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