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스피어 첨단 시각·음향시설, 압도적 외관 주목
'K-콘텐츠 활용' 문화·관광 경쟁력 강화 방안 고심
관광청 대표 만나…서울 마이스 산업 육성 노력
[라스베이거스=뉴시스] 조현아 기자 = 모래 사막 위 24시간 불빛이 꺼지지 않는 곳,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도심 한편에 거대한 '구형(球形)' 건축물이 우뚝 솟았다. 지난해 9월 개관과 동시에 외관 전체에서 '거대한 눈알', '지구', '농구공' 등의 조명쇼를 선보이며 화제가 된 공연장인 'MSG 스피어'다. 지난해 록밴드 'U2'가 최첨단 시각효과와 함께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취재진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스트립에 위치한 스피어를 방문했다. 높이 112m, 지름 160m의 둥그런 외관을 감싼 5만3000㎡ 규모의 스크린에서는 각양각색의 미디어 파사드가 쉴 새 없이 펼쳐지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냈다.
스피어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매디스 스퀘어 가든(MSG)이 총 23억 달러(약 3조1000억원)를 투입해 7년에 걸쳐 만든 세계 최대의 구형 공연장이다. 총 1만8600석으로 된 스피어의 공연장은 3~7층에 걸쳐져 있고, 1만5000㎡ 규모로 된 18K 초고해상도의 스크린이 천장까지 가득차있다. 16만개의 스피커와 함께 모든 객석에는 바람과 냄새, 진동 등을 전달하는 '햅틱(Haptic)' 시스템이 적용돼있다.
현재 스피어에서는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가 연출한 '지구에서 온 엽서'가 상영 중이다. 스크린을 가득 메운 영상 속에서 지구의 광활한 협곡, 초원, 산맥, 해저 등을 오갈 때 마다 바람과 진동, 향기 등이 다르게 연출되며 오감 경험을 극대화했다. 스피어 관계자는 "하루에 4번 정도의 영상 상영을 하고, 한 쇼마다 5000명 정도가 관람하고 있다"며 "하루 2만명이 찾는다"고 말했다.
MSG 측은 스피어 외부 스크린 광고를 통해서도 하루 수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스피어의 평균 광고비는 하루 4시간 노출 기준 약 45만 달러(5억9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는 17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도 이번 'CES 2024' 기간 동안 이곳 스피어에서 약 18시간 동안 갤럭시 언팩 광고를 상영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현재 경기도 하남시에 스피어 건립이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은 "스피어를 두고 하남과 서울이 경쟁할 뻔 했지만, 하남에 해도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이 다 즐길 수 있다"며 "중랑천과 한강 합류구역에 획기적으로 물 속에 넣자는 그림까지 그렸는데, 빛 공해를 의식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미래형 터널인 '베가스 루프(Vegas loop)'와 미디어아트·어트랙션(Attraction)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단지 'AREA 15'도 둘러봤다.
깊이 약 12m, 길이 2.7㎞의 베가스 루프는 일론 머스크의 보링컴퍼니(The Boring Company)가 만든 지하터널이다. '하이퍼루프 기술'이 적용된 초고속 대중교통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지난 2021년 조성됐다. 현재는 자율주행 자동차로 시범 운영 중이다.
AREA 15는 예술가 325명이 참여한 체험형 예술전시, 몰입형 쇼, 가상현실 어트랙션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관람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곳으로 라스베이거스의 새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앞서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스티브 힐 대표를 만나 라스베이거스의 관광 정책과 마케팅 전략을 청취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음악, 드라마·영화, 음식 등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콘텐츠'를 활용한 서울 고유의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서울 관광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안을 고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K-콘텐츠를 선보일 대규모 공연장 마련이 필수적이라 보고 있다.
서울에는 현재 KSPO돔(1만4000명), 고척 스카이돔(1만6000명), 잠실종합운동장(약 5만명) 등의 대규모 공연장이 있다. 앞으로 창동아레나, 제2세종문화회관 등이 추가 조성되면 세계적인 공연·이벤트 등을 활발히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의 마이스 중점 영역이던 국제회의와 더불어 전시회, 중대형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행사 유치 등을 통해 마이스 산업 영역을 확대하고, 마이스·비즈니스 관광객 맞춤 시장도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은 세계 9위의 국제회의 개최도시로 연평균 100만명의 마이스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마이스 500만명을 포함한 연간 3900만명의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난 2022년 기준 약 104조원에 달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서울관광 미래비전'을 통해 현재 1000만명을 웃도는 외래 관광객 규모를 오는 2026년까지 3000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