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쇄 탈당에도 침묵…이재명 '이젠 답할 때'

기사등록 2024/01/12 11:38:53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이상민 의원이, 이달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탈당했다.

이들의 연쇄 탈당에 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 적지 않다.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김종민·이원욱·이상민·조응천 의원은 모두 이재명 체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인사들이다. 이들은 탈당 이유로 이재명 체제를 꼽았다.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나아지기는 커녕 이재명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원칙과상식'은 "이재명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이 됐다"고 비판했다.

당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대권주자와 현역 의원들이 탈당을 예고했지만 이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연쇄 탈당으로 이어졌다. 최근 이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해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마지막까지 통합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대표는 연말께 이 전 대표와 회동했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회동에 이어 가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서로 같은 말이 계속 반복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다른 대안 조차 준비하지 않았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전언이다. 결국 통합이 아니라 탈당 명분만 주려 만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도 탈당을 앞두고 이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얘기한다. 이 대표의 피습에 원칙과상식은 최후통첩을 뒤로 미루며 응답을 기다렸다. 이 대표가 이들의 탈당을 막을 수 없었어도 적극적으로 만류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탈당 인사들은 그동안 꾸준히 강성 지지자들의 과도한 공격 행위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우려를 제기하며 당 혁신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뚜렷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이 대표가 주의를 줬지만 비명계를 향한 강성 지지자들의 '수박' 공격은 계속됐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한 비명계 인사들의 탈당 소식에도 강성 지지자들은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우려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본인이 약속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스스로 깼다.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달라는 메시지가 도리어 가결 사태를 이끌어냈다.

이 대표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상황이 반전됐지만 이를 지도부에서 비명계를 퇴출시키는 명분으로 삼았다. 선거 준비가 본격화되고 총선기획단, 공천관리위원회 등에서 친명 인선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서 답보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발표되는 수치를 확인하면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는 정권심판론의 민심은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제 총선은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소통, 무통합, 무대책의 3무 리더십'으로는 총선 승리는 요원하다. 4월 총선 승리는 결국 이 대표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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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4/01/12 11:38:5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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