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국가가 유럽의 가치 굳건히 지지함을 보여달라"
독일, 미국 이어 지원 금액 2위…伊·佛 등 실적 저조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유럽연합(EU) 차원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R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숄츠 총리는 전날 수도 베를린에서 뤼크 프리당 룩셈부르크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EU 국가가 유럽의 가치를 굳건히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독일은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다양한 방공 체계를 포함해 올해 우크라이나에 70억 유로가 넘는 이상의 군사 지원을 할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의 기여가 아무리 영향력이 크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위해 노력을 강화해달라고 EU 회원국에 요청한다. 지금까지 다른 EU 회원국이 계획한 무기 공급은 너무 빈약했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늦어도 다음달 1일 예정된 EU 특별 정상회의까지는 각국이 우크라이나에 어떤 원조를 제공할지 정확한 내용을 담은 계획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비교적 적은 지원을 보내온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은 미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두 번째로 많은 군사 원조를 보냈다. 킬세계경제연구소(IfW Kiel)에 따르면 독일의 지원액은 인도주의적·재정적·군사적 지원을 합하면 220억 유로(약 31조7779억원)에 달한다.
우크라이나를 향해 독일은 이미 171억 유로(약 24조7001억원) 이상의 군사 원조를 제공했다. 영국이 66억 유로(약 9조5334억원)로 3위를 차지했고, 북·동유럽 등이 뒤따랐다.
반면 이탈리아는 6억9000만 유로(약 9967억원), 프랑스는 5억4000만 유로(약 7800억원), 스페인은 3억4000만(약 4911억원) 유로로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아낌없는 지원에 독일 내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독민주당(CDU) 소속 요한 바데풀 독일 연방의회 의원은 지난해 11월 "독일이 계속 우크라이나를 무장하면 독일군이 운용할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면서 "일부 핵심 체계가 우크라이나로 보내지면 독일연방군 일부 부대는 전투를 벌이면 며칠 밖에 버티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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