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시오스, 이스라엘 외교부가 산하 대사관에 보낸 전문 내용 보도
"이스라엘이 인도적 지원 늘리고 민간인 희생 줄이려 노력" 강조해
가자 전쟁 집단 학살 아니라는 성명 11일 ICJ 재판 전 확보토록 지시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 외교부가 각국 주재 대사관들에 주재국 외교관과 정치인들을 상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기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 학살 소송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도록 주문하라고 지시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AXIOS)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교부가 4일 발송한 전문에는 다음 주 열리는 ICJ 재판에 대한 이스라엘의 외교적 대응책이 설명돼 있다. ICJ가 이스라엘에 가자 전쟁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압력을 만들어내는 내용이다.
남아공은 지난주 ICJ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이 1948년 집단학살방지조약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협약은 “한 국가, 민족, 인종, 종교 단체의 전체 또는 부분을 파괴하려는 의도를 가진 행동”을 집단 학살로 규정하고 있다.
남아공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이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의 “주요 부분을 파괴할 의도가 있기 때문에 집단학살적 성격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남아공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으나 집단학살 방지조약 서명국으로서 재판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ICJ의 이스라엘 대리 법정 변호사는 영국인 맬컴 쇼다.
한편 프레토리아도 ICJ가 재판이 진행중인 동안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을 중단하도록 명령하는 등 긴급 잠정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다.
이스라엘 외교부 전문은 ICJ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을 자행한다고 판결하지 않고 이스라엘군이 국제법에 지키며 작전하고 있음을 인정해 전쟁 중단 명령을 기각하도록 하는 것이 “전략적 목표”라고 기술하고 있다.
전문에는 “판결이 법률 세계는 물론 양자관계, 다자관계, 경제관계, 안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돼 있다.
전문에는 이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즉각적이고 선명한 공개 성명을 요구 한다: 주재국이 공개적이고 분명하게 악의적이고 터무니없이 근거 없는 반 이스라엘 주장을 거부한다고 천명한다”고 써 있다.
전문은 1948년 협약에 집단학살이 주민들을 전멸하려는 의도에 따라 생존을 허용하지 않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살해되는 민간인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은 밝혔다.
전문은 각국 주재 대사관들에게 주재국 최고위급 외교관과 정치인들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이 국제 행위자들과 함께 가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집단학살 테러리스트 단체에 의한 끔찍한 10월7일 공격 뒤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인정하도록” 요구할 것을 주문했다.
전문은 특히 오는 11일 첫 재판이 열리기 전 성명을 확보하도록 긴급히 움직일 것을 지시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수십 명의 각국 지도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공의 제소에 대해 미국은 이미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튀르키예와 요르단 등은 제소를 지지하고 있다. ICJ의 판결은 구속력이 있으나 집행은 어렵다.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판결 이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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