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의료개혁 원년" 선언…의대 증원, 최대 분수령

기사등록 2024/01/05 08:10:00

최종수정 2024/01/05 08:13:28

[의료개혁 원년①]교육·노동·연금 이어 4대 개혁

의대 증원 규모 이달 발표 전망…의정 충돌 예상

피부양자 자격 강화·지출효율화 등 구조개편도

"지역의사제·지불제도 개편 등 근본적 논의해야"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9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9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사망' 등 이른바 필수의료 붕괴가 심화되자 정부가 올해를 '의료개혁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기존 3개 개혁(연금·노동·교육)에 개혁 과제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의과대학 증원 등 의사인력 확충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데다 보상체계 개선,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다양한 지역·필수의료 혁신을 내세운 만큼 올해 필수의료 정상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년을 맞아 다양한 경로로 의료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신년 업무보고를 민생현장에서 주제별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주제 중에는 '의료개혁'이 포함됐다. 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필수의료 분야 기피 현상과 지역 간 의료격차 문제도 신속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2024년을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인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등 국민이 신뢰하고 의료인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필수·지역의료 체계 확립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면서 "필수 보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과감한 건강보험 혁신 등을 통해 의료개혁이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필수의료 혁신 전략회의를 통해 의대 증원, 수가체계 개편, 의료진의 사법 리스크 완화, 지역 거점으로서 국립대병원의 역량 강화 등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의사단체의 반대가 큰 '의대 증원'이다. 정부와 의협은 지난해 23차례에 걸쳐 의료현안현의체 회의를 통해 의대 증원 규모와 방안을 모색해왔다. 의정 양측은 ▲필수의료 분야 수가 개선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방안 ▲전공의 처우 개선 ▲1차-2차-3차 의료기관 간 의료전달체계 개선책을 논의했으나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의협은 필수의료 분야 수가와 근무여건 개선, 의료사고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의사인력을 확충할 수 있다며 증원에 반대하고 있으며, 증원하더라도 과학적인 추계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필수의료 붕괴 등을 해소하기 위해 의사인력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작년 상반기까지는 의협과 눈높이에 맞춰 논의를 이어오다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의사단체인 의료현안협의체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소비자와 환자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등 각계 의견 수렴을 통해 정하겠다며 관련 논의에 소극적이던 의협의 태도 변화를 유도했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전국 40개 의대로부터 제출받은 2025~2030학년도 수요조사 결과 발표를 공개했다. 그 결과 각 의대는 2025학년도에 최대 2847명, 2030학년도에는 최대 3953명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제출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해 12월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제1차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4.01.0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해 12월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제1차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4.01.05. [email protected]
복지부와 교육부는 의학교육 점검반을 통해 실제 증원 역량이 있는지 검증은 마무리했으나 총 증원 규모, 지역·소규모 의대 등 배분 가중치 등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아직 총 정원 규모 발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달 중하순께 발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의대 증원 당사자인 의협은 정부가 수요조사 결과를 근거로 증원을 추진하는 경우 2020년 전공의 집단휴진(총파업) 당시보다 투쟁 강도를 높여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도 예상된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전날 신년하례회에서 "의대정원 증원은 정치적인 논리나 인기영합적인 정책적 접근이 아닌 다양한 요인, 지표, 변수등을 반영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의료계와 정부 모두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밤을 새워서라도 이 문제를 충분한 논의과 합의를 통해 풀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역시 총파업 예고에 대해 "의협의 불법적인 집단진료거부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맞서면서 '강대강'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 발표 예정이었던 건강보험 구조개혁안 발표도 이달 중에는 확정될 전망이다.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은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10월 토론회에서 공개된 구조개혁안에 따르면 의료이용이 적은 이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의료이용이 과다한 경우 본인부담률 인상,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예외항목 신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기준 개선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행위별 수가제 위주인 현 지불제도에 필수의료 가치 기반 중심으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고 기관이나 인력, 네트워크 중심으로 대안적 지불을 하는 방안, 피부양자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담길지 여부도 관심이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정부가 의료개혁을 내세웠지만 의대 증원 외에 지역의사제 도입 등 지역·필수의료 분야 유입 전략이나 지불제도 구조개편 등 강도 높은 후속조치는 빠져있다"며 "의대 증원에 그치지 말고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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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의료개혁 원년" 선언…의대 증원, 최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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