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혼소 버너 시험 설비 운영중
연료에 암모니아 20% 혼소시 서울 산림화 효과
"단기적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탈탄소 대안"
[창원=뉴시스] 이다솜 기자 = "혼소 1GW(기가와트) 당 1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암모니아 20%를 혼소할 경우 서울 전체를 산림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죠."
지난 3일 방문한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공장. 여의도 면적의 1.5배인 130만평 규모의 거대한 공장 부지 한켠에는 '암모니아 혼소'를 상용화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암모니아 혼소란 암모니아를 석탄 연료와 함께 연소시키는 혁신적 방법이다.
혼소 버너 시험 설비…미분탄에 암모니아 섞어 연소
장비 가장 앞쪽에서 혼소 필수 장치인 '버너'를 볼 수 있었다. 버너는 점화와 연료 공급으로 화로에 연소를 일으키게 하는 핵심 장비다. 현재 국내 최대 용량인 3MWt(메가와트, 열출력)의 용량을 갖고 있다.
작동 시 실험동 외부에 있는 암모니아 저장소에서 전용 배관을 통해 공급한 암모니아와 미분탄(입경 3mm 이하의 석탄)이 커다란 화로 안에서 섞이며 연소되는 구조다.
특성이 다른 두 연료를 혼합하면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연소하는 일은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암모니아는 다른 기체 연료 대비 낮은 발열량, 느린 연소 속도 및 높은 발화 온도 등으로 점화가 어려운 연료로 꼽힌다. 또 질소 함량이 높아 연소 기술에 따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과다하게 배출될 위험도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본격 실증을 앞두고 이 시험 설비로 미분탄과 암모니아가 화염을 잘 생성하는 지, 혼소율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에는 문제가 없는 지 파악하고 있다. 오경택 두산에너빌리티 터보기계기술개발팀 수석은 "여러 가지 조합과 연소 방법을 조합한 결과 현재는 두 가지 모두 만족할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이 끝나면 가스 쿨러를 통해 대기로 배출하기 전 배기가스 온도를 낮춰주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50cm의 배관을 통해 후문으로 배출된 배기가스에 굴뚝 모양의 암모니아 스크러버가 물을 뿌린다. 물에 잘 녹는 암모니아를 액체화하기 위해서다. 암모니아 용액을 탱크에 별도 보관한 후 중화해 외부에 안전하게 폐기하는 것이 혼소 버너 시험의 마무리 절차다.
기존 인프라 활용 가능해 발전소 좌초자산 방지
암모니아를 활용한 혼소 발전은 암모니아와 기존 연료를 함께 연소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으로 혼소율에 비례한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혼소율 20%의 경우 기존 석탄 발전 대비 20% 탄소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암모니아 혼소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소터빈 등 새로 설비를 짓거나, 부지가 필요한 복합화력 발전과 큰 차이다. 과다한 탄소 배출량으로 지적 받는 기존 발전소가 좌초자산으로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탄소중립 대안인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암모니아 비율을 당초 목표였던 20%보다 10%나 올려 30%까지 혼소하는 데 성공했다.
이학기 두산에너빌리티 SG모델설계팀 수석은 "우리 버너는 암모니아 30% 혼소에서도 질소산화물 110ppmv(부피 기준 공기 100만개 중 질소산화물 110개를 의미) 이하를 유지하며, 일본의 암모니아 20% 혼소 시 160ppmv 대비 높은 기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27년까지 실증…2028년부터 보령서 상업운전
2027년까지 건설부터 시운전까지를 완료한 뒤, 오는 2028년 초부터 실제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로 운영 중인 신보령 2호기에 우선 적용 후, 향후 1000MW USC 보일러 수명이 15년 이상 남은 다른 발전소에도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30%까지 성공한 암모니아 혼소 비율을 오는 2030년까지 50%로 상향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고혼소율 버너 개발을 위한 원천 기술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종화 두산에너빌리티 SG모델설계팀 팀장은 "탄소 에너지는 가장 경제적이었지만 지구 온난화를 만드는 주범이었다"며 "암모니아 혼소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제로를 향하는 과정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는 암모니아 혼소 외에 수소터빈, 소형모듈원전(SMR) 등 탈탄소 방안을 모두 갖춘 유일한 회사"라며 "연료비가 비싸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탄소 중립이라는 큰 줄기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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