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사회…"범죄 넘어 자유사회 모두의 적"
"하나된 마음으로 위로…빠른 쾌유 기원하자"
"미래세대 행복, 풍요로운 민생 열심히 하자"
고등학생·간호사·장교 시민 호명하며 박수도
대법원장 "폭력 용납 안 돼…오직 법과 원칙"
한동훈 "국힘 폭력반대…진영없이 피해자편"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정말 하나된 마음으로 피해자를 위로하고 같은 마음으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인사말을 통해 이 대표에 대한 테러행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이 대표 쾌유를 기원했다. 입원 중인 이 대표는 이날 불참했다.
윤 대통령은 "원래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시기로 했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께서 어제 테러를 당하셨다. 지금 치료 중"이라며 이 대표 피습을 언급했다.
이어 "테러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가해행위, 범죄행위를 넘어서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유사회를 지향하는 우리 모두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다 함께 기원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이 대표 피습 사실을 보고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에 신속한 수사와 치료 지원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어떤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5부 요인과 경제계·노동계·종교계 대표, 시민 등 참석자들에게 신년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한 해에도 국민이 행복한 나라,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계, 정부, 종교계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서 정말 애써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올해도 우리 민생과 미래 세대의 행복, 풍요로운 민생을 위해서 다함께 열심히 일합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급발진 확인장치를 발명한 고등학생 국지성 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호한 세브란스병원 이원정 간호사와 육군 56보병사단 강태권 대위를 호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이런 시민을 격려하고, 이런 분들의 정신을 널리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생과 또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정말 의미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5부요인과 정치·종교계 대표 등 주요 인사 발언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염두에 둔 듯 폭력을 규탄하는 메시지도 다수 나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어려운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과감한 변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는 그런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며 "국회도 대화와 타협으로 민생을 해결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건배를 제의하며 "위기를"을 선창하자 참석자들이 "기회로"를 후창했다. 김 의장이 "제가 '위기를' 하면 여러분은 '건배로' 해주시라"고 잘못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절대 폭력은 어떤 상황에도 용납되지 않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서 재판하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덕담을 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헌법정신이 잘 지켜져서 국민들의 삶이 한층 더 행복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신뢰받는 선거로 우리 국민들이 화합하고 하나가 되는 그 길에 선거관리위원회가 큰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매번 돌아오는 신년이지만 2024년은 여느 때와 많이 다르다"며 "이 나라 동료 시민들의 삶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좌우할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무조건 이기고 보겠다는 승부욕보다, 이겨서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선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은 모든 폭력에 강력하게 반대할 뿐만 아니라 진영과 상관없이 피해자 편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며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했다.
종교계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밀어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그늘진 사람들이 힘을 내고 살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월1일 새벽 거리에서 만난 환경공무관들을 언급하며 '신년 다짐'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우리 사회에는 우리는 잘 모르지만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 분들의 수고와 헌신에 보탬이 되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를 정말 느끼고 또 그런 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올 한해 내각은 국민의 삶의 현장으로 더 열심히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 윤 대통령과 공식 석상에서 대면해 악수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인사회 시작 전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 등과 인사를 나눴다. 한기호 국방위원장에게는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년인사회에는 5부요인(김진표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최재해 감사원장 등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와 각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흉기 피습으로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정의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을 대표해서는 급발진 확인장치를 발명해 대통령상을 받은 국지성 군, 여의도에서 의식을 잃은 시민을 응급처치해 구조한 이원정 간호사, 합정역에서 의식을 잃은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한 강태권 육군 대위 3인이 참석했다.
종교계에서는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큰스님,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큰스님, 정순택 한국천주교서울대교구장, 박상종 천도교 교령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