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로 연락 수차례 엇갈려
이재명, 이낙연 방문하려다 취소도
이재명 "누구나 생각 다를 수 있어"
[서울=뉴시스] 임종명 김지은 신재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낙연 전 대표의 만남이 올해 막바지를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됐다. 이들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모처의 식당에서 일대일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이 전 대표와 비명계 4명이 요구했던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에 대해 논의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29일 오후 오후 6시30분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 일정이 정해졌냐는 질문에 "조금 전 연락이 되어서 내일 아침에 만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희는 어떻게 해서든지 통합의 기조 위에서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한 번 집이라도 찾아가 뵐까 했었는데, 여하튼 일정 조정이 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표 측에서 제시했던 '당대표 사퇴 후 통합 비대위 체제'와 같은 혁신안을 마련하고 만나는 것인지 묻자 "얘기를 해봐야 한다.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는 것이니까"라며 "세상사라는 게 누구나 자기 뜻대로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한 번 만나뵙고 또 서로 노력을 해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에는 적잖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낙연 전 대표가 현 이재명 민주당 체제에 대한 비판을 한 후 얼마동안은 이 전 대표가 다양한 당 안팎 인사들과 만나면서도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선 '지금은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었다.
이재명 대표 측에서는 이 전 대표의 반응에 쉽게 접촉시도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가 만날 의사가 있음을 밝힌 뒤로는 이재명 대표 측에선 접촉 중이라고 밝히고, 이낙연 전 대표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대응해 양측 간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
묘한 긴장감은 이날 오후 절정에 달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이낙연 전 대표에게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당시 이낙연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 중이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연결이 되지 않자 이 대표는 '뵙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일정을 마친 이낙연 전 대표가 다시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했는데, 이번엔 이재명 대표가 전화를 받지 못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전화를 했을 때는 이낙연 전 대표가 받지 못해 연결이 안됐다.
이 사이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의 종로 사무실을 방문하려고 시도했다가 취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낙연 전 대표가 서울 종로 소재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가) 온다거나 하면 만날 것이다 당연히. 피할 이유도 없고, 피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데 오늘은 말씀드린대로 전화가 서로 어긋났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본격 일정 조율에 나섰고, 결국 회동 시일을 결정했다. 연말까지 혁신안을 보여달라는 이 전 대표 측 요구에 맞춰 우선 대화로라도 풀 수 있도록 일정을 잡은 셈이다. 정세균 전 총리와 김부겸 전 총리의 당 혁신, 강성 지지층 자제 요청, 공천 학살 우려, 당내 분열 기류 수습 등 요구도 압박 포인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간 입장 차 커 당 분열을 위한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는 '혁신'을 강조하며 통합 비대위 체제를 통한 총선 승리를 말했고, 친명계와 지도부에서는 사실상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 간 회동에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사태 수습을 하려면 추가 회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사람이 이번 회동에서 입장을 조율해 어느 수준까지 타협안을 도출하느냐가 당 분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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