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日수산물 '포비아'…올해 달군 먹거리 이슈는?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올해 후쿠시마 방사능 평형수 방류 논란으로 시작한 먹거리 안전 이슈는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논란, 미승인 유전자 변형 주키니호박, 구토 유발 방울토마토 등으로 이어졌다. 여느 해 보다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먹거리 안전 이슈들을 되돌아본다.

31일 수산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 인한 먹거리 안전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 초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인근 바닷물로 채워진 평형수가 한국에서 배출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평형수는 선박 복원성 확보를 위해 선체 좌우에 싣는 바닷물이다. 국내에 방류된 양만 2017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약 600만톤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먹거리 안전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 인한 먹거리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면서 국민 불안은 더욱 커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어민 등 현지에서도 반발을 불렀다.

식약처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포함한 주변 8개현에서 생산된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밖에 지역에도 수산물은 수입을 할 때마다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산물은 '고순도게르마늄 검출기'를 통해 1만초(2시간 47분) 동안 방사능 물질을 측정해, 국내 기준치(1㎏ 당 세슘 100베크렐) 이하의 미량(1㎏ 당 세슘 0.5베크렐 이상)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17종의 추가핵종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식약처는 "일본산 수산물에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사실상 국내로 수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준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의 기준보다 10배 이상 엄격한 것이라고 식약처는 전했다.

올 여름에는 식품첨가물인 아스파탐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분류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다. 2B군은 인간 또는 동물실험 결과가 제한적인 경우를 말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품, 주류업계 등은 신속히 아스파탐 손절에 나섰다. 특히 인공감미료로 아스파탐을 주로 사용하는 막걸리 업계는 대체품을 찾기에 분주했다. 일부에서는 아스파탐 공포에 편승해 과도한 마케팅이 이뤄진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ADI)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성인(60kg)이 하루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 33병을 마셔야 한다. 식약처는 아스파탐 등 감미료에 대해 ADI을 설정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ADI는 사람이 일생동안 매일 먹더라도 유해한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체중 1㎏당 1일 섭취량을 말한다.

아스파탐에 대한 공포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 7월 14일 WHO는 현재 수준에서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것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채소절임, 알로에베라, 휴대전화 전자파와 동급인 발암 가능물질로 분류했다고 밝힌 것이다.

같은 날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WHO가 합동으로 설립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젝파)도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아스파탐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했다. 식약처가 젝파의 평가결과와 2019년에 조사된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을 고려했을 때 현재 아스파탐의 사용기준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아스파탐 공포는 사그라들었다.

올해는 시중에 유통된 농산물 안전 이슈도 계속됐다. 올 3월 국내 승인을 받지 않은 유전자 변형 주키니 호박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반 가정은 물론 식당, 마트, 시장 등이 홍역을 치렀다. 특히 주키니 호박은 애호박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로 식당에서 밑반찬, 찌개류, 국수 고명 등에서 애호박 대체재로 많이 사용됐기 때문에 소비자, 자영업자 등에서 혼란이 커졌다.

식약처는 관계기관, 유통 채널 등과 협의해 소비자가 구입했거나 식자재 업체, 중간 상인 등이 보관 중인 주키니 호박을 대상으로 보상(환불)을 실시했다. 또 식약처는 주키니호박 원료 사용 가공식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미승인 호박 유전자 검출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즉시 판매 차단 등을 실시하며 대응을 마무리 지었다.

비슷한 시기에 방울토마토를 먹고 구토를 했다는 사례가 연이어 나타났다. 방울토마토를 먹고 구토를 하거나 입과 목에서 칼칼한 느낌이 계속된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토마토 재배 시 사용한 성장촉진제가 원인이라는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전문가들의 판단은 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덜 익은 토마토에 존재하는 토마틴 성분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토마틴은 덜 익은 토마토에 존재하며, 생장기에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물질로 성숙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분해한다. 충남농업기술원 등 관계기관과 영양·독성 전문가와 함께 긴급 협의회를 열고 내린 결론이었다.

전문가들은 특정 품종의 토마토가 수확 전 숙성 단계에서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서 식물의 자기 보호물질인 토마틴이 많이 생성됐고, 충분히 익은 후에도 토마틴 성분이 남아 쓴맛과 구토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특정 품종(국내 품종 등록번호 HS2106) 이외의 토마토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12월 현재 방울토마토로 인한 구토 등의 이상 현상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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