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한강 작가의 프랑스 메디치상 수상을 필두로 올해 'K-문학'의 세계 진출이 본격화됐다.
올 한해 출판계는 매출 하락과 전자책 유출 사태 등 여러 악재를 겪었지만 권위 있는 해외문학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르는 일이 크게 늘면서 세계 출판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미래·선두·무장애·공정 등 4대 전략을 담은 'K-북 비전'을 선포하고 '대한민국 그림책상'을 신설하는 등 출판·번역에 대한 지원 강화에 나섰다.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한국 최초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1958년 제정된 메디치상은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 작가는 지난 11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국인 최초로 포르투갈 작가 리디아 호르헤과 외국문학 부문에서 공동 수상했다.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전미도서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다.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는 지난해 '저주토끼'에 이어 올해 천명관의 '고래'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는 국제 더블린 문학상 1차 후보(롱리스트)에 올랐고 신경숙의 '바이올렛'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번역문학 1차 후보(롱리스트)에 입후보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2016년 한강 작가의 아시아 최초 부커상 수상 이후 약 7년이 지난 지금, 한국문학 작가·작품의 국제적 인지도, 영향력은 괄목할 만큼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김남조, 밀란 쿤데라 별세…국내외 문학계 큰 별 지다
김 시인은 한국 여성 시단의 최고 원로이자 1000편 이상의 시를 발표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시인이다. 2020년 93세에 마지막 시집 '사람아, 사람아'를 출간하는 등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였다.
장례 기간에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신달자, 나태주, 오세영, 김화영, 이근배, 유안진, 허영자 등 문화계 인사와 동료 문인들이 빈소를 찾았다.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잘 알려진 체코계 프랑스 작가 밀란 쿤데라도 올해 7월 세상을 떠났다.
'생은 다른 곳에', '불멸', '이별' 등의 작품을 쓴 쿤데라는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상, 유로파상, 체코 작가상, 컴먼웰스상, LA타임스 소설상 등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1988년 출간된 이후 100만부 이상이 판매됐고 전집도 출간됐다.
초유의 전자책 불법유출 사태, 알라딘-한국출판인회의 극적으로 상호 합의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지난 5월 10대 고등학생 해커에게 시스템을 해킹당해 전자책 5000권이 텔레그램을 통해 유출됐다. 해당 고등학생은 지난 10월 공갈,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에 한국출판인회의는 '전자책 공급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전면전에 나섰고 지난 7일 알라딘이 피해 출판사에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상호 합의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알라딘은 전자책 유출 재발을 방지하고 위해 디지털 콘텐츠 유통 및 보안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약속했다.
한국출판인회의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불법 유출된 전자책에 대한 첫 보상금 사례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타 유통사 또한 경각심을 갖고 생태계를 좀 더 발전적으로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 4년 만에 판결 나왔지만 항소에 원점으로
199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만화 '검정고무신'의 저작권 분쟁은 원작자인 고(故) 이우영 작가가 지난 3월 별세한 이후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작가의 별세 후 문체부는 '검정고무신' 관련 계약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하고 장진혁 형설출판사·형설앤 대표에게 미배분 수익을 지급하라는 시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지난 11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부장판사 박찬석)는 장진혁 형설출판사·형설앤 대표 외 2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이 작가 측 유족과 이 만화가가 출판사 대표 측에 제기한 맞소송(반소)인 저작권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유족 측에게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금 7400여만원 지급이, 출판사 측에는 저작권 계약 해지가 결정됐다.
다만, 형설앤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고 이에 유족 측 또한 맞항소하면서 소송은 항소심 판단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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