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엔 성탄예배 발길
눈 내린 성탄절에 "하늘이 축하…기쁨 두배"
교인들, "예수님 사랑 실천하겠다" 다짐도
[서울=뉴시스]박광온 이승주 기자 = 8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25일 오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와 미사가 열렸다. 시민들은 눈 내리는 성탄절을 "하늘이 오늘을 축하해주는 것 같다"라며 기뻐하기도 했고,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는 내년을 다짐하기도 했다.
뉴시스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엔 성탄 예배를 위해 교회를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성탄절을 맞아 꾸민 트리와 장식 등에도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려 교회 곳곳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에 성탄 예배를 드리러 온 교인들은 잠시 설경을 구경하려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박초아(52)씨는 "눈이 많이 내려서 성탄절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라며 "하늘이 오늘을 축하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예배에는 어린아이에게 털모자와 패딩을 입히고 온 부모, 눈길에 미끄러질까 서로 손을 맞잡은 노년 부부 등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참석했고, 이들은 예수의 사랑을 조금 더 실천하는 내년이 되길 다짐하기도 했다.
상암동에서 예배를 드리러 왔다는 70대 여성 최영예씨는 "오늘 크리스마스니까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왔다"라며 "앞으로 예수님이 가르쳐 준 사랑, 다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서 손 내밀고 사랑을 베푸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왔다는 한 60대 남성은 "예수님이 가르치신 것처럼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섬기고, 봉사 활동처럼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오전 11시께부터 성탄 축하 예배가 시작되자, 교회를 가득 메운 교인들은 찬양을 따라 불렀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기도 했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교회 측 추산 58만명이 참석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예수님은 태어날 때부터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나 말구유에 누웠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사람을 섬기는 모습으로 이 땅에 내려온 것"이라며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 친구가 되어줬던 예수님처럼 그의 사랑을 전하고 사람을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 외에도 도심 곳곳에선 성탄 예배·미사가 진행됐다.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탄 대축일 낮미사를 집전하며 "성탄의 기쁨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가난하고 소외된 분들과 위로가 필요한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이 큰 희망과 힘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까지 서울, 인천, 경기도, 충청북부를 중심으로 다소 강한 눈이 내리며 서울은 8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최근 30년(1993~2022년)간 크리스마스 당일 서울에 눈이 온 것은 총 9차례였다. 19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5년, 2008년, 2009년, 2012년에 이어 2015년을 마지막으로 서울 시민들은 8년간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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