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소장품 30점 전작 공개
크리스마스에도 정상 운영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예수, 잔칫상 앞에 모여 앉은 12명의 제자. 신약 성경의 주요 장면들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성화가 있다. 한국화 거장 운보 김기창1913~2001)이 남긴 대표작 '예수의 생애'다.
조선시대의 복색을 한 인물들과 우리 전통 가옥이 유연한 세필로 묘사되어 전통 풍속화를 연상시킨다. 김기창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필치로 구현된 인물들의 표정과 움직임에서 생생한 현장감이 전해진다.
'예수의 생애' 30점 전작을 공개하는 전시가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특별전으로 마련됐다. 이 작품은 서울미술관을 설립한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 소장품이다. 1998년 IMF시절 D이 30점을 모두 함께 소장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 당시 빌딩 두 채의 값을 주고 작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작품은 서구인의 시각에서 벗어나 세계 어느 나라의 성화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화의 독자적인 기법으로 그려져 자부심도 느껴진다. 한국에 토착화된 기독교 문화를 드러내는 한국적 성화로서도 가치가 높지만, 빠른 운필과 뛰어난 구성력 등 운보의 드높은 회화적 성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 미술사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예수의 생애'는 지난 2017년 독일 국립 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전 '루터 이펙트 The Luther Effect'에도 초청,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독일연방정부에서 주최한 범국가적 주요 행사로 독일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서울미술관은 특별한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기념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25일 정상 개관한다. 24~25에는 오후 15시 예약 관람객에게 김기창의 다채로운 작품이 실린 도록을 증정할 예정이다.
전시는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1일 3회(11시, 13시, 15시)에 한하여 온라인 예약자 30명을 대상으로 전시장을 개방한다.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30점의 작품 한 점 한 점에 몰입하여 감상할 수 있도록 한 미술관의 배려다. 전시는 2024년 2월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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