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본회의 통과…4.2조 감액·3.9조 증액
국가채무 1195조8000억…정부안보다 4000억↓
총지출 증가 2005년來 최저…2년째 '건전 재정'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내년 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될 656조6000억원 규모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증액 요구가 거셌지만, 정부안보다 3000억원 순감되는 등 재정건전성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656조600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안은 법정 예산처리 시한(12월2일)을 19일이나 넘긴 후에야 처리됐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4조2000억원 감액되고 3조9000억원이 증액됐다. 이에 따라 총지출 규모는 정부안(656조9000억원)보다 3000억원 순감됐다. 총지출 규모는 2020년(-1조2000억원) 정부안보다 축소된 이후 2021년과 지난해 각각 2조2000억원과 3조2000억원 순증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올해 예산(-3000억원)에 이어 내년 예산도 순감되면서 '건전 재정'을 지켰다.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638조7000억원)보다 17조9000억원 늘었으며 총지출 증가율은 2.8%로 정부안 수준을 유지했다. 총지출 증가율은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내년 총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지출 증가율을 최소화해 건전재정 기조가 더욱 강화됐다.
총수입은 정부안(612조1000억원)보다 1000억원 증가한 612조2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625조7000억원)와 비교하면 13조5000억원(-2.2%) 쪼그라든 규모다.
내년 국가채무는 정부안(1196조2000억원)보다 4000억원 감소한 1195조8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1134조4000억원)보다는 61조4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50.4%)보다 0.6%포인트(p) 상승한 51.0%로 예상된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44조4000억원으로 정부안(44조8000억원)보다 4000억원 개선된다. 올해 본예산(-13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31조3000억원 적자 규모가 늘어난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1.9%로 예측된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91조6000억원으로 정부안(92조원)보다 4000억원 축소됐다. 올해 본예산(58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33조4000억원 적자가 늘어나게 된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3.9% 수준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건전 재정 기조'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빅 이벤트인 총선을 앞두고 예산 증액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추 부총리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총지출액 순증은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민생경제와 취약계층 지원 사업은 크게 증액됐다. 여기에는 소상공인 취약 차주에 대한 대출이자 일부 감면(+3000억원), 영세 소상공인 전기요금 인상분 한시 지원(+2520억원), 농어업인 면세유 및 전기료 인상분 한시 지원(+171억원), 무기질 비료 구입비용 지원(+288억원) 등이 포함된다.
청년 월세도 1년 추가 지원(+690억원)하고 다른 지역에서 일 경험을 하는 청년에게는 체류지원비(월 20만원씩 3개월)를 신규로 지급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를 위한 주택융자 공급 규모 확대(+1800억원), 김포 골드라인 전동차 추가 편성 및 광역 버스 증차 등도 담겼다. 야당이 요구한 연구개발(R&D·+6000억원)과 새만금 관련 예산(+3000억원)도 증액됐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의 국회 증액에 대한 동의 및 예산공고안'과 '2024년도 예산 배정계획안'을 상정·의결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1월1일 회계연도 개시와 동시에 집행에 돌입해 민생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 집행 사전 준비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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