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피그마 기업결합 철회…공정위 심사 종료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포토샵'으로 알려진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Adobe)'가 피그마(Figma, Inc)와 기업결합을 철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어도비가 기업결합 신고 철회서를 제출해, 심사절차를 종료한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어도비는 피그마를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9월26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계약상 어도비가 피그마에 지급한 취득금액은 약 27조8000억원(약 200억 달러)다. 이는 연 매출액의 50배에 달하는 규모다.

어도비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그래픽과 사진, 동영상 등 디자인을 창작할 때 쓰는 소프트웨어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의 기획·제작 전 과정을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어도비 사용자 디자인(XD)' 등을 공급한다.

지난 2012년에 설립된 피그마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 소프트웨어 '피그마 디자인' 등을 서비스한다. '피그마 디자인'은 웹 기반 소프트웨어란 점을 활용해 관련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피그마는 UI·UX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70%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1위 사업자다.

그동안 공정위는 국내외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등과 공조하며 이번 기업결합의 경쟁제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왔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인수 건은 UI·UX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어도비의 신제품 개발 등으로 혁신 경쟁이 중단될  우려가 제기됐다.

대규모 기업이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성장잠재력이 큰 경쟁 사업자를 인수·합병하는 '킬러인수(Killer Acquisition)'란 점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해외 경쟁당국에서도 면밀하게 심사를 진행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도 디자인 창작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려는 피그마를 인수하면서 잠재적 경쟁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에 중점을 뒀다"며 "여타 경쟁당국도 공통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어도비는 본건의 인수계약을 파기하기로 피그마와 합의하고, 기업결합 신고를 철회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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