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표 스마트워치? '원구일영' 해시계 작동원리 베일 풀렸다

기사등록 2023/12/19 12:00:00

최종수정 2023/12/19 17:06:17

중앙과학관·문화재청, 원구일영 복원·작동 원리 규명 성공

북극고도 조정해 해 추적…내년 한국과학기술관서 전시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1890년에 제작된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133년 만에 작동 원리를 규명해냈다고 19일 밝혔다. 영상은 연구진이 원구일영 시간 측정하는 모습 (영상=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1890년에 제작된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133년 만에 작동 원리를 규명해냈다고 19일 밝혔다. 영상은 연구진이 원구일영 시간 측정하는 모습 (영상=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원구형 해시계인 원구일영 복원과 함께 독창적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조선이 다양한 시계를 개발했다는 걸 알리고자 이번 복원에 성공한 해시계를 내년 6월 중으로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국내 최초 휴대용 해시계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제작 133년 만에 작동 원리를 규명해 냈다며 19일 이같이 밝혔다.

일영은 남북 극축을 중심으로 회전할 수 있는 원구형 해시계를 말한다. 원구일영은 조선시대 과학문화재로 처음 보고된 원구 형태의 해시계다. 중추원 1등의관을 지낸 상직현이 1890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미국에서 환수한 유물이다.

국내 어디서든 시간 측정 해결…고천문·고문헌·시계 전문가도 복원 참여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1890년에 제작된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133년 만에 작동 원리를 규명해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복원 상직현 원구일영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1890년에 제작된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133년 만에 작동 원리를 규명해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복원 상직현 원구일영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구일영 표면에는 시각 표기와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일부가 유실되거나 고장으로 시간 측정과 작동 방법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복원 연구과제 수행으로 원구일영 작동과 과학원리를 규명해 냈다.

상직현의 원구일영 복원과 작동 원리 규명은 전문가 융합연구로 이뤄졌다. 장영실의 흠경각 옥루와 자격루 주전, 홍대용의 혼천시계 등을 복원한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한국과학기술사과장을 주축으로 김상혁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민병희 천문연 박사, 이용삼 전 충북대 교수, 기호철 문화유산연구소 길 소장 등 고천문, 시계, 고문헌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해를 추적하는 장치, 디지털화한 시보장치, 위도 조절장치, 수평다림줄 장치 등 독창적 해시계 구조와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대표적으로 연구진은 원구일영이 기존 해시계와 달리 관측 지점에 따라 위도가 달라지더라도 수평을 맞추고 그 지점 북극고도를 조정해 사용한 것임을 확인했다. 또 T자형 영침 그림자가 남반구 긴 홈 안으로 들어가게 맞추고 동시에 영침 끝이 지시하는 북반구 시각 표시를 읽는 휴대용 해시계라는 점도 확인했다.

원구일영, ±7.5분 이내 시간 측정…내년 6월 중 민간 공개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1890년에 제작된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133년 만에 작동 원리를 규명해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 왼쪽은 복원 원구일영의 디지털화 시보창. 오른쪽은 해시계의 이름 명문 '원구일영'이 적힌 모습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1890년에 제작된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133년 만에 작동 원리를 규명해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 왼쪽은 복원 원구일영의 디지털화 시보창. 오른쪽은 해시계의 이름 명문 '원구일영'이 적힌 모습 (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름 9㎝ 크기의 원구는 상단 반구와 하단 반구인 2개의 반구를 조립해 하나의 원구를 구성한다.

원구일영 표면에는 시각 표기와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시각 표기인 시각선은 상단 반구 둘레에 표기돼 있다. 12시간을 뜻하는 12지(十二支) 명문이 새겨져 있고 매시는 초(初)·정(正)으로 2등분한 뒤 초와 정을 다시 4등분해 모두 8개의 각(刻)으로 시를 나타내 하루를 96각법으로 등분하고 있다. 96각은 조선 후기에 청나라 시헌력 도입으로 1654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단 반구에 음각으로 12지 중 인(寅)부터 술(戌)까지 9개만 표기되고 해(亥)·자(子)·축(丑)이 표시되지 않았다. 과학관 측은 앙부일구의 전통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원구일영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자 제주, 대전, 서울 경복궁 등 세 지역에 이 복원 모델로 시간 측정 실험을 수행했다. 유물 위도 조절 장치에 표시된 2개의 선을 분석한 결과 당시 가장 많이 사용된 지역은 서울을 기준으로 표시한 것임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제주별빛누리공원, 한국천문연구원, 경복궁에서 남중시각으로 남북선을 구한 뒤에 복원 모델을 설치해 시간 측정에 활용했다. 관측 결과 ±7.5분 이내 오차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었다.

과학관 측은 원구일영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원구형 해시계라는 점, 지역에 상관없이 어느 곳에서도 시간 측정이 가능했다는 점, 시각 표기에서 앙부일구와 혼천시계 전통을 따랐다는 점에서 독특한 과학문화 유산이며 과학기술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에게 시계왕국 조선의 다양한 시계 체험을 통한 자긍심 고취를 위해 원구일영을 내년 6월 개관 예정인 국립중앙과학관 한국과학기술관 시계특화코너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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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표 스마트워치? '원구일영' 해시계 작동원리 베일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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