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윤정희 남편, 업계 큰손된 배경…논란의 카카오 임원

기사등록 2023/12/17 08:49:02

최종수정 2023/12/17 10:42:08

윤정희
윤정희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탤런트 윤정희(42) 부부가 카카오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중심에 섰다. 이준호(48)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이 핵심 피의자로 입건됐고, 그가 윤정희 남편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정희까지 연루된 정황이 포착 돼 파장이 커졌다. 그간 윤정희 남편은 베일에 싸여 있었는데, 드라마업계 큰 손이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문장은 유명 드라마 작가 A의 옛 사위다. A의 딸과 이혼 후 윤정희와 극비리에 재혼했다. 윤정희는 초혼이다. 두 사람은 2015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가 친인척만 모시고 결혼식을 올렸다. 만난 지 8개월 여 만 부부 연을 맺었으며, 당시 신랑은 6세 연상 회사원으로만 알려졌다. 이 부문장은 2021년 9월 부친상을 당했을 때도 부고에 부인명을 기재하지 않았다.

윤정희는 2021년 3월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83평(전용면적 273.94㎡)을 74억원에 매입해 주목 받았다. 이 부문장과 공동명의다. 그해 9월에는 용산구 한남더힐 62.37평(전용면적 206.20㎡)을 68억원에 팔았다. 2017년 2월 36억원에 산 뒤 4년 만에 시세차익 32억원을 거뒀다. 2005년 임성한 작가의 '하늘이시여'로 데뷔해 작품 활동이 많지 않았던 만큼, 남편 직업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나인원한남은 국내 대표 부촌으로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RM, '빅뱅' 지드래곤, 가수 장윤정·아나운서 도경완 부부, 재벌그룹 회장 등이 소유하고 있다.

이 부문장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최측근이다. 2012년 2월 리젠(옛 에이치에이엠미디어) 경영권과 지분을 양도 받아 최대주주가 됐으며, 이전 이력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 당시 리젠은 '내딸 꽃님이'(2011) '대풍수'(2012) 등을 제작한 쓰리원이엔티(옛 크레아웍스)를 거느렸다. 코스닥 상장사였으나, 수시로 사명과 주인이 바뀌어 주의가 요구되곤 했다. 이후 김 대표와 함께 CJ ENM 계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한 주역으로 평가 받았는데, A 사위였던 만큼 업계에서 신뢰를 받으며 발을 넓혀갔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이 부문장은 A를 통해 스타 작가·PD 등과 인맥을 쌓았다"며 "드라마 업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배경"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전에는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한 것으로 안다"며 "카카오 내부에서도 이 부문장이 윤정희 남편인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는 않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 당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18.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 당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18. [email protected]

검찰은 이 부문장이 제작사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김 대표와 공모했다고 봤다. 두 사람은 바람픽쳐스를 시세보다 훨씬 높은 200억원에 샀고, 이후 200억원 들여 증자했다. 검찰은 총 400억원을 카카오엠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추정,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애초 윤정희는 바람픽쳐스 투자자로만 알려졌으나, 창립자로 확인됐다. 2017년 2월 자본금 1억원으로 미디어메이커를 세웠으며, 2019년 11월 바람픽쳐스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 바람픽쳐스는 강하늘 주연 영화 '기억의 밤'(2017)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올린 게 전부였다. 2018년 적자 1억원, 2019년 7억원, 2020년 22억원을 냈지만, 2020년 7월 카카오엠에 인수됐다. 현재는 박호식 전 스튜디오드래곤 CP가 대표를 맡고 있다. 윤정희는 주요 참고인 신분이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소속사 써브라임은 "배우 사생활 문제라서 회사가 전혀 개입을 하지 않았다"며 "윤정희씨 관련해선 추가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이 부문장과 김 대표는 카카오가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경쟁하며 시세조종했다는 의혹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한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된 상태다. 여기에 윤정희가 SM엔터 주식 50억원 상당을 보유해 의혹을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SM 주식 6만7751주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시세 기준으로 약 48억원대 규모다. 최대주주였던 이수만 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을 제외하면 개인 투자자 중 가장 많은 지분이다. 카카오엔터는 윤정희의 SM 주식 보유 관련 "오래 전 개인적으로 투자했다. 카카오의 SM 인수가 이뤄지기 전"이라고 해명했지만, 부부가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에 연루된 만큼 관련성을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부문장은 윤정희가 복귀하는 데도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윤정희는 결혼 후 육아에만 전념했다. 결혼 1년 만인 2017년 첫 아들을 낳았고, 2019년 둘째 딸을 안았다. 2020년 써브라임과 전속계약을 맺었고, SBS TV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2021~2022)로 복귀했다. '맏이'(2013~2014) 이후 7년 여 만이며, 첫 미니시리즈 출연작이다. 데뷔 후 줄곧 주말극에서 정적인 역만 맡았는데, 지헤중에선 힐즈백화점 상무 이사이자 '윤재국'(장기용) 친구 '신유정'을 연기했다. 힐즈그룹 외동딸이자 인스타그랩 팔로워 60만명 이상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서 명품 패션을 선보이며 연기 변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부문장이 이 드라마 제작사인 삼화네트웍스 안제현 대표와 친분이 두텁다"며 "윤정희는 이 작품으로 오랜만에 복귀했지만, 카카오 사건 파장이 커 당분간 연기 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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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윤정희 남편, 업계 큰손된 배경…논란의 카카오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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