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상경 투쟁…병원 "노조, 병원정상화 협력해야"
[충주=뉴시스] 이도근 기자 = 건국대 충주병원 노동조합의 무기한 파업이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노사간 갈등이 계속되며 파업 장기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건국대충주병원지부는 지난 13일부터 단체협약 해지 통보 철회, 법인 투자 확대 등을 주장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단체협약 해지 통보 철회와 충주병원 정상화를 위한 재단의 투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건국대 법인은 수년간 충주병원 정상화와 투자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노조를 탄압할 뿐 대학병원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며 파업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다음달 15일 해지를 앞둔 단체협약의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까지 1차 파업을 벌인 뒤 병원 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노조는 파업 사흘째인 이날 상경 투쟁에 나섰다. 노조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집회를 연 뒤 서울 광진구 건국대로 이동, 집회를 벌였다.
그러나 병원 측의 입장은 강경하다.
병원은 이날 단체협약의 '고용 세습' 조항 등을 공개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나섰다.
고순영 건국대 충주병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경영의 어려움을 노사가 협력하며 극복하기를 바랐지만, 파업이라는 극한 대립 사태를 맞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건국대 법인은 충북 북부 유일한 대학병원인 충주병원에 약 500억원을 지원해왔지만, 매년 50억원 이상의 적자로, 운영병상은 당초 500병상 이상에서 현재 150병상 규모로 축소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500병상 규모일 때 600여명이던 직원 수는 현재 550여명으로, 경영난에도 인력감축 없이 직원 고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경영난 타개를 위해 일부 단체협약 조항을 변경하려 했으나,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관련 법령에 따라 단협 해지 통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현재의 단협에 '정년퇴직 조합원 부양가족 우선 채용(고용세습 조항)', '법인과 타기관 사업장에서 충주병원 전직 금지' 등 병원 고유 권한인 경영권마저 침해하는 불공정 조항이 다수 포함돼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기일이 9일 남은 지난 12일 밤 사측 대표 불참을 이유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 파업을 정당화 시켰다고 주장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고 병원장은 "쟁의행위는 절차의 정당성도 중요하지만 쟁의행위 목적이 중요하다"며 "현재의 노조 파업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고 쟁의행위 대상도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노조는 파업을 조속히 멈추고 경영 정상화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충주병원의 노조 파업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를 맡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230여명이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노조 조합원은 약 350여명이다.
파업으로 인해 수술일정이 바뀌는 일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일부 외래 진료 등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등 파업이 지속된 경우 환자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이 병원 입원환자 114명은 퇴원하거나 충주의료원 등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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