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뷔페에 영화 단체 관람도…송년회 新풍속도 '정착'

기사등록 2023/12/12 13:56:09

최종수정 2023/12/12 13:58:31

직장인들, 송년회로 점심 뷔페·영화 관람

외식 물가와 주류 물가 큰 폭으로 오른 탓

'폭음 문화 기피' MZ 세대의 성향도 반영

코로나19 이후 아예 송년회 사라진 곳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3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12월 중순께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연말 모임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과거 술과 고기만 가득했던 송년회 모습 대신 술 없는 점심 회식이나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등 송년회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영화관에 이용객이 몰려 있는 모습. 2023.12.0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3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12월 중순께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연말 모임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과거 술과 고기만 가득했던 송년회 모습 대신 술 없는 점심 회식이나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등 송년회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영화관에 이용객이 몰려 있는 모습. 2023.1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2023년이 저물며 곳곳에서 연말 모임이 꼬리를 물고 있다. 다만 음주가무가 주를 이뤘던 종전 송년회 풍경 외에도 술 없는 점심 회식이나 단체 영화 관람 등 새로운 문화가 한 축으로 정착한 모습이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전통적인 송년 모임이 한동안 끊겼던 점, 고물가로 예년처럼 송년회에 큰 지출을 하긴 부담스럽다는 사정에 과도한 폭음을 꺼리는 MZ 세대들의 문화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뉴시스 취재 결과, 경기 성남시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강모(27)씨는 이번 회사 송년회를 영화관에서 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특성상 청년층이 많아 술 중심의 회식을 내켜 하지 않는 데다가 외식 비용도 큰 폭으로 오른 점을 감안해서다.

강씨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까지 술로 밤을 지새우는 건 싫다는 의견이 많았고 비용도 크게 나갈 것 같더라"며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다 같이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손모(29)씨도 "팀원 중 70%는 20~30대라서 송년회를 우리 취향에 맞게 기획하게 됐다"며 "이번 송년회는 영화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 나와, 근무를 조금 일찍 마친 후 영화를 보고 맥주 한 잔 마시고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IT 기업에서 일하는 김준모(37)씨도 점심 뷔페에서 송년회를 한다. 김씨는 "물가가 크게 올라 부서 차원에서 송년회 비용을 점심 뷔페로 아끼기로 했다"며 "대신 여러 경품 추첨을 통해 가전제품 등을 준다고 하는데, 술에 취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는 송년회보다 이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외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올랐다. 당시에도 전년 대비 8.4% 오른 데 이어 재차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송년회 메뉴인 삼겹살(200g·환산 후)은 11월 서울 기준 1만925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954원)보다 1.5% 올랐다.

소주(외식)도 11월 기준으로 올해 4.7% 올랐고, 지난해에도 9.7% 상승했다. 맥주도 지난 1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5.1% 올랐는데, 올해 2월(5.9%)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023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12월 중순께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연말 모임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과거 술과 고기만 가득했던 송년회 모습 대신 술 없는 점심 회식이나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등 송년회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맥주 모습. 2023.12.1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023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12월 중순께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연말 모임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과거 술과 고기만 가득했던 송년회 모습 대신 술 없는 점심 회식이나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등 송년회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맥주 모습. 2023.12.11. [email protected]


코로나를 거치며 회사 차원의 송년 모임을 아예 없앤 곳도 있다. 종로구에서 일하는 30대 직장인 주모씨는 부서에서 이번 연말 송년회를 따로 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한다.

주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사에서 송년회를 하지 않았고, 올해도 따로 하지 않는다는 공지가 내려왔다"라며 "사실 송년회 때 제일 짜증 나는 때가 '속풀이' 명목으로 상사가 훈계하는 시간이었는데 그게 없어서 좋다"고 했다.

'연말 특수'를 맞아야할 상인들도 예년과 다른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원래 이 시즌이 되면 예약으로 정신없을 때"라며 "물론 코로나가 한창 심했을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올랐지만, 과거 5년 전과 비교하면 60~70%에 불과하고 확실히 예약 손님도 줄었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지학과 교수는 "최근 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 회사 차원에서도 술과 고기가 있는 전통적인 송년회는 부담스러워하는 모습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MZ 세대의 술 기피 문화와 코로나 당시 송년회가 사라진 점도 송년회 풍속도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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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뷔페에 영화 단체 관람도…송년회 新풍속도 '정착'

기사등록 2023/12/12 13:56:09 최초수정 2023/12/12 13: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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