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의 무인·디지털·자동화 기틀 마련
신익현 사장, 미래무기체계 개발 중책맡겨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 인수가 주목받고 있다. 군용 특화 사족 보행로봇 기술에 강점을 가진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LIG넥스원의 무기체계가 보다 무인화, 디지털화, 자동화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LIG넥스원은 공군사관학교 32기 출신인 신익현 C4ISTAR사업 부문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세워 지휘통제·통신, 감시정찰, 항공전자 등에서의 매출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미래형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8일 미국의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60%를 1877억3200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 목적은 미래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고 미국 방산시장에 진출하기 위함이다.
고스트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된 기업으로 군사용 수색 및 경비, 운반, 화재 구호 용도의 4족 보행 로봇인 '비전 60'을 개발, 생산해 미국과 영국 군에 납품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현대차그룹이 경쟁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에 책정한 것과 비교할 때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다. 취득예정일은 내년 6월 30일이다.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해 자율적으로 작동하고 지능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무기체계 개발을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4족 보행로봇이 단순히 정찰, 감시, 전투 등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로봇 플랫폼으로서 민수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LIG넥스원의 사업 확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인수 목적으로 밝힌 미국 방산 시장 진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군이 이미 비전 60을 도입해 기지 인근 순찰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고스트 로보틱스 인수 이후에도 미국 시장에 무기 판매는 용의할 것으로 보인다.
고스트로보틱스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모델 개발에도 나설 수 있다. 비전 60에 LIG넥스원의 유도무기, 레이더 등을 장착해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의 생존과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경우 중장기 외형 확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중책은 새롭게 수장이 된 신익현 사장에게 맡겨졌다. 그는 매출의 50% 수준을 차지하는 정밀타격 사업 부분에서의 수출 강화 감시정찰(ISR), 지휘통제(C4I), 항공전자(AEW) 부문에서의 수익성 개선, 로봇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추진 발표는 방산사업 확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판단한다"며 "군의 현대화, 첨단화는 무인화, 디지털화, 자동화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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