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표준유전체 해독 초롱꽃과 판별 분자표지 개발
한약재 혼용 유통·판매 사례 차단 가능…특허출원 완료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뿌리 모양이 비슷해 육안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은 도라지, 더덕, 잔대의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각 작물을 판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도라지, 더덕, 잔대 등 초롱꽃과의 표준유전체 서열을 해독해 각 작물을 판별하는 분자표지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표준유전체는 특정 생물을 대표할 수 있는 품종(계통)의 유전자 정보로, 유전체 해독은 생명체가 가진 유전자 종류와 개수, 구조, 기능 등을 밝히는 과정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연구진은 도라지, 더덕, 잔대의 표준유전체를 해독해 각 작물의 전체 유전자 구조와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 유용 물질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효과를 확인했다.
초롱꽃과 약용작물 엽록체의 핵 유전체 서열을 비교 분석해 '도라지-더덕', '도라지-잔대', '더덕-잔대'를 비교해 구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를 개발한 것이다.
초롱꽃과에 속하는 도라지, 더덕, 잔대는 약재뿐 아니라 식품으로도 섭취한다.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이 주성분으로 폐와 기관지 염증, 기침·가래 완화 등에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 많이 쓰인다.
약재로 사용되는 뿌리 모양이 비슷해 채취 후 유통과 판매 단계에서 혼용되기도 한다. 실제 값이 싼 수입 도라지가 인삼, 잔대, 더덕으로 판매되는 사례도 있었다. 한약재 표준화를 위해 도라지, 더덕, 잔대 뿌리를 판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가 개발되면서 재배와 유통, 판매 과정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도라지-더덕 판별 분자표지는 특허 등록 후 기술이전하고, 도라지-잔대, 더덕-잔대 판별 분자표지는 특허출원을 마쳤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삼과 초롱꽃. 약용작물을 구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권수진 농진청 유전체과장은 "유전체 정보는 생명체의 표준설계도로 생명산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원천 지식재산권"이라며 "초롱꽃과 표준유전체와 각 품종을 구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가 농산업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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