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대학원 신입생의 출산 휴학 불허는 차별"

기사등록 2023/11/30 12:00:00

최종수정 2023/11/30 14:03:30

진정인 첫 학기에 출산으로 휴학 신청

학교 측 군 복무·질병 외 안된다며 막아

인권위 "본질은 동일해…모성보호해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대학원에 갓 들어왔다가 출산을 하게 된 신입생의 첫 학기 휴학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22일 충북의 A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에게 신입생이 임신·출산을 이유로 첫 학기 휴학을 할 수 있도록 시행세칙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 대학교 총장에게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1월 A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진정인 B씨는 같은 해 4월 출산 예정이었으나, 대학 측이 임신·출산을 이유로 하는 첫 학기 휴학은 안 된다고 해 결국 대학원 입학을 포기했다.

이후 B씨는 지난 8월 "출산 등을 이유로 한 교육시설에서의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은 기존 세칙을 거론하며 "군 복무나 질병 이외에는 석사과정 신입생이 첫 학기에 휴학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

이 같은 규정은 신입생이 다른 법학전문대학원에 응시하는 경우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고, 학사 운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취지라고도 답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임신·출산과 군 복무 및 질병이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곤란하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B씨가 출산 예정으로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곤란해 휴학이 불가피했던 점에서 진정인은 첫 학기에 군 복무 및 질병 휴학을 하게 되는 다른 입학생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인재 유출 방지'라는 해당 세칙의 취지에 대해서는 "휴학은 출산 등의 경우에도 신입생 이탈 방지 목적을 저해한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출산 시기를 임의로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해 휴학의 불가피성도 인정되므로 B씨의 임신 및 출산을 이유로 첫 학기 휴학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헌법에서 모성보호와 관련하여 특별히 보장하고 있는 점 ▲임신과 출산은 여성 고유의 재생산권으로 사회 전반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점 ▲교육 분야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확보해야 하며 임신 및 출산이 여성의 교육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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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대학원 신입생의 출산 휴학 불허는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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