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중심 표현 및 거의 쓰지 않는 행정용어 개선
민원실 및 공문서 등에 시범 적용 후 전국확대 계획
전지작업→가지치기 등…일상서 자주 쓰는 표현으로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 회사원 A씨는 외국출장을 앞두고 구청 민원실에 여권을 신청하러 갔다. 창구에는 '여권접수'라고 쓰여 있었다. 담당공무원 입장에서는 여권접수가 맞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여권신청'이 맞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다.
# 주민 B씨는 구청의 '수목 전지작업 안내문'을 보았다. '수목'이라고 해서 수요일과 목요일에 무슨 작업이 있나 했는데, 작업기간은 월요일과 화요일이었고, '전지작업'은 도로변 나무 가지치기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쉬운 우리말을 써도 되는데 왜 어려운 말을 쓰는지 의문이었다.
이처럼 공급자 중심의 표현과 거의 쓰지 않는 용어가 남아 있는 행정현장 용어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행정용어를 국민의 시각에서 쉽고 편리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고 30일 밝혔다.
개선사항은 국민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어를 이용자 시점에서 표현하고, 잘 쓰지 않는 한문 용어 등을 일상에서 쓰는 표현으로 고치는 데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국민 시각에서 개선되는 행정용어는 여권접수→여권신청, 원서접수→원서제출, 수납창구→납부창구 등이며, 운영시간은 이용시간으로, 접견실도 상담실 등으로 개선된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표현으로 개선되는 용어는 소정의 양식→정해진 서식, 상기 내용→위 내용, 전지작업→가지치기, 과업지시서→과업내용서 등이다.
행안부는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거쳤다.
행정용어 개선사항은 '서울 강남구'와 '대구 달성군' 민원실과 누리집, 공문 등에 12월부터 단계적으로 시범 적용한다. 시범 적용 후에는 주민의견 수렴 및 추가 개선사항을 발굴해 전국 지자체로 확산할 계획이다.
서주현 행정및민원제도개선기획단장은 "모든 공공서비스는 이용자들에게 쉽고 편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국민 시각에서 개선할 과제를 발굴하여 관계기관과 함께 정부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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