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퍼을' 램리서치…"韓 투자 계속 늘리겠다"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AI 수요가 늘며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D램은 내년에 좋은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HBM 시장이 커질수록 어드밴스드 패키징 시장을 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긍정적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乙)'로 통하는 미국 장비 업체인 램리서치(Lam Reaserch) 한국법인 이상원 총괄 대표이사는 지난 28일 "한국은 절대적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인 만큼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램리서치코리아는 이날 용인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KTC) 첫 장비 반입 2주년을 맞아 R&D 시설을 공개했다.

램리서치는 1980년에 설립된 세계 4대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로, 1989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이래 34년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과 한국과 중국, 미국 등에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램리서치는 반도체 450여개 공정에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장비를 만들지만, 특히 식각(실리콘 웨이퍼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공정) 분야에 강점이 있다. AI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메모리로 각광 받는 HBM 생산에 필요한 TSV(실리콘관통전극) 장비의 공급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램리서치가 이날 공개한 KTC는 용인 지곡동에 3만㎡ 규모로 조성된 글로벌 R&D(연구개발) 네트워크다.

KTC는 이를 통해 고객사와 가까운 곳에 연구시설을 갖추고, 본사의 랩과 가상 R&D 네트워크를 연결함으로써, 개발 및 테스트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는 차별화된 R&D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KTC 건립 이후 얼마나 협력이 빨라졌는지 얘기하고 싶다"며 "미국 본사로 웨이퍼(원판)을 보내는 것과 여기서 R&D(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라고 밝혔다.

램리서치의 이수민 엔지니어도 "기존에 일주일 이상 걸리던 라이브 데모 결과를 하루 만에 냈을 정도"며 "에너지 절감을 통한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보안 리스크도 줄어드는 등 속도 개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램리서치는 국내에 기술교육 현지화를 위한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도 지난 2018년도 3월부터 운영 중이다. 이 곳은 고객, 램리서치, 협력사 엔지니어의 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램리서치는 고가의 장비를 직접 운영할 기회가 전무한 대학 교육 환경에서 반도체 장비 실습 교육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또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는 지난 10년간 국내 생산량을 18배 이상 늘려왔고, 2021년 화성 공장의 증설을 통해 국내(용인·오산·화성) 생산능력을 2배로 확장했다. 올해 국내에서 직접 제조·공급한 장비 수 1만대를 넘겼다. 

국내 제조된 장비는 일본 등으로 수출도 한다. 이체수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 사장은 "램리서치코리아는 한국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이기도 하지만, 사실 한국 장비와 부품으로 만든 장비들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수출 기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램리서치코리아는 현재 용인 캠퍼스 내 사무동을 건설 중이며 내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사무동이 완공되면 동탄에 위치한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와 판교에 위치한 한국 본사가 모두 용인 캠퍼스로 이전한다.

이상원 대표는 "내년에는 IT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계속적인 투자와 용인 캠퍼스 이전을 계기로 한국 반도체 업계의 파트너들과 더 강화된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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