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돈의 벽 못 넘었다"…4대그룹, 아쉬운 550일 유치전

기사등록 2023/11/29 05:10:00

최종수정 2023/11/29 09:18:46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르 팔레 데 콩크레 디시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제173회 총회에서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3.1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르 팔레 데 콩크레 디시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제173회 총회에서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3.11.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에서 부산이 아쉽게 탈락했다. 정부와 재계 등이 총력을 다해 외교전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유치전 후발주자로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한 경쟁이었지만, 민관이 힘을 합한 '코리아 원팀'은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재계는 국익을 위해 치열한 외교전쟁을 이끌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간위원회 구성부터, 프랑스 파리에서의 투표까지 지난 550일을 돌아봤다.

재계가 주도한 엑스포 유치

지난 2021년 7월 세계등록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출범했다. 김영주 전 한국무역협회장이 유치위원장을 맡았고, 각계각층 인사 78명이 유치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인사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유치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조직을 꾸려야 했다. 다행히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경제계가 중심이 된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가 출범했다. 최태원 회장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공동으로 회장을 맡았고,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등 11개 기업이 참여해 국내외 지원활동을 본격화 했다.

기업별 중점 담당국 선정…집중 공략

정부와 기업으로 구성된 원팀은 우선 기업별 중점 담당 국가를 선정해 교섭활동을 추진했다. 아프리카·개도국을 대상으로 사절단을 파견하고, 정부와 함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의 행사를 열었다. 기업별 유통망, 스포츠 구단, 홍보관 등을 통해 국내·외 홍보도 강화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SK그룹 회장 등 '1인 3역'을 한 최태원 회장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올해 초 미국 CES와 스위스 다보스포럼, 파리 등에서 주요 엑스포 관계자들을 만났다. 또한 유럽 주요국을 돌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로 출국할 때 목발을 짚고 나타나 엑스포 유치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투표를 앞두고는 이달에만 중남미와 유럽 등 7개국을 돌았다. 비행 거리만 2만2000㎞로 지구 반 바퀴에 이르는 강행군 이었다.

삼성그룹도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 모두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중남미와 유럽 곳곳을 돌며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세계 여러 나라로 직접 가서 부산을 알렸다. 이 회장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7일 귀국하면서 쉰 목소리로 "다들 열심히 했다"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음을 내비쳤다.

혼신의 힘 기울인 정의선…신동빈·구광모 회장도 최선

부산이 출발점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민간외교 단체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특히 신 회장이 일본 내 인맥을 풀 가동하면서, 일본이 투표를 며칠 앞두고 부산엑스포를 공개 지지한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 세계를 누볐다. 구 회장은 지난해 폴란드 총리를 직접 예방하고 부산엑스포에 대해 알렸으며,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은 파리에서 열린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국경일에 참석해 BIE 회원국 대사 70여명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외교부장관 특사 자격으로 아프리카까지 가서 지지를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전담조직인 부산엑스포유치지원TFT를 구성할 정도로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큰 노력을 쏟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스위스 다보스포럼이나 G20 정상회의 BIE 총회 기간에도 빠지지 않고 부산세계박람회 로고와 홍보 문구를 랩핑한 차량으로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부산 홍보대사를 자처한 정의선 회장은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미국, 유럽, 아세안 등 세계 곳곳을 돌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정 회장은 특히 최태원 회장과 함께 BIE 투표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면서, 최후의 한 표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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