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인협소, '소음 빌런' 미요코 사연 소개
이웃과의 갈등 때문…상대측 계략에 '국민 밉상' 돼
남편과 세 아이 불치병…두 딸 잃고 교도소 수감되기도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일본에서 전 국민에게 미움 받았던 한 여성의 안타까운 속사정이 소개됐다.
지난 23일 유튜버 김두찬은 채널 '안협소'를 통해 '일본에서 가장 미움 받은 여자'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일본 여성 카와하라 미요코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CD 재생기 틀기, 이불 털기, 자동차 경적 울리기 등을 이용해 이웃 주민들을 소음으로 괴롭히는 장면이 나온다. 영상 속 미요코는 영락없는 '빌런'의 모습이다.
그의 집 건너편에 설치된 CCTV에 담긴 민폐 행동은 언론에 의해 일본 전역으로 보도됐다. '소음 아줌마'라고도 불리며 당시 아사히닷컴(아사히신문의 인터넷 신문) 조회수와 인터넷 검색 키워드에서 1위를 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심지어 밈과 예능, 애니 등에서 개그 소재로도 쓰였다.
미요코가 시끄러운 노래를 틀고 이를 주민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건 이 동네에서 일상이 됐다. 미요코는 주민의 민사소송으로 위자료를 지급했고, 재물손괴혐의로 벌금과 1년간의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미요코가 '빌런'이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웃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미요코의 집 건너편에 이사 온 야마모토 부부는 미요코의 자녀들이 발작을 일으키는 소리에 대해 자주 불평했다. 소음이 나아지지 않자, 부부는 미요코를 괴롭히기 위해 밝은 조명을 사서 미요코의 집을 향하게 두었다. 또 그의 딸에 대해 이상한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이에 미요코와 아마모토 부부가 길가에서 싸우는 모습이 자주 CCTV에 포착됐다.
일본의 잡지사 주간신조 보도에 따르면 야마모토 부부가 먼저 싸움을 시작했고, 미요코는 부부에게 전화를 건 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후에도 싸움은 중단되지 않았고, 미요코의 이불 털며 소리치기, CD 재생기 틀기, 클락션 울리기 등의 반격이 이어진 것이다.
야마모토 부부가 이를 촬영하고 언론에 제보하며 전국적으로 큰 파장이 일어났다. 일본 언론은 사건을 부부와 미요코를 동시에 다루지 않고, 미요코가 소음을 일으키는 장면만 부각해 보도했다. 그렇게 미요코는 온 국민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처지가 됐다.
미요코는 1947년 일본 도야마현에서 태어나 21세 때 오사카로 이사를 했다. 그곳에서 정략결혼을 하고 두 명의 딸과 한 명의 아들을 출산했다. 어느 날 10대인 장녀가 발작을 일으켰고 병원에서 척수소뇌변성증을 진단받았다. 이 질병은 서서히 근력이 저하되어 보행이 어려워지고, 발음이 꼬여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결국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된다.
결혼 당시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했던 미요코의 남편을 시작으로 불치병은 세 아이 모두에게 유전됐다. 미요코는 한순간에 자신을 제외한 4명의 가족을 요양해야만 했다. 결국 장녀가 32세에 사망하고, 2년 뒤 같은 나이로 둘째 딸도 사망했다. 두 딸을 잃고 남편이 입원한 뒤 미요코는 정신적인 고통을 얻었다. 그때부터 야마모토 부부에게 소리치게 된 것이다.
2002년 12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지속적인 소음을 일으켰고 미요코는 다시 체포됐다. 실제로 그녀의 집 창문에서 1m가량 떨어진 곳에 새벽 5시에 녹음된 소음은 약 79db(데시벨)이었다. 여러 차례 법의 심판을 받던 미요코는 2007년 7월 만기 출소 후 현재까지 그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지난 2020년 그를 소재로 한 영화 '미세스 노이지'가 제작됐다.
안협소는 구독자 36만명을 보유한 채널이다. 초기에 일본 문화와 건축물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올리다가 지금은 일본 사회와 문화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현재 36만여 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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