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겸 홍대교수 '셜록현준'…대학생에게 조언
"위대한 학생은 자신의 생각 고집해 좋은 결과 낸다"
"설계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 준비해오는 게 중요해"

건축가 겸 홍익대학교 건축학 전공 교수인 유현준은 개인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 '교수님이 싫어하는 대학생과 감탄하는 대학생의 결정적 차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사진=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선생님이 내 이름을 외우면 좋지만, 교수님이 내 이름을 알면 큰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렇듯 대학생들에게 교수란 매일같이 얼굴을 맞대고 강의를 들어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멀고도 가까운 존재다.
그렇다면 대학교 교수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건축가 겸 홍익대학교 건축학 전공 교수인 유현준은 개인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 '교수님이 싫어하는 대학생과 감탄하는 대학생의 결정적 차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지난 26일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유 교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홍익대학교의 전경과 사용 중인 연구실, 학생 시절 필기 노트와 성적 등을 공개하고 대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지식의 습득이 아닌, 지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시각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그런 걸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게 대학 생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교 때 그걸 시작하지 않은 사람은 죽어도 안 될 거고, 그때 시작하면 30년 후 뭔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본인만의 커리큘럼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교수는 "학부 커리큘럼만 따라가서는 차별화될 수 없다. 그 외의 나만의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시로는 관심이 가는 분야의 책을 읽거나, 드라마·영화 등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기 등을 들었다.
더불어 그는 "훌륭한 학생은 교수가 비평을 하면 빨리빨리 반응해 잘 따라와 주는 학생이고, 위대한 학생은 교수가 뭐라 해도 자신의 길을 가 학기 말에 교수를 놀라게 하는 학생"이라며 늘 학생들에게 "위대한 학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건축학과의 과제에 대해 묻자, 유 교수는 "설계 과목은 다 과제다. 매주 2번씩 수업이니 2~3일간 학생이 얼마나 생각을 발전시켰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얼마나 합리적이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만한 생각으로 만들어 왔는지, 스토리텔링이 되는지와 나를 얼마나 설득하게끔 자료를 준비해 오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싫어하는 학생으로는 설계를 설명할 수 있는 미디어를 준비하지 않고서 말만 떠드는 학생을 들었다.
그는 "건축가는 그림과 모형 등으로 설득을 해야 한다"며 "준비 없이 말로만 떠드는 사람은 싫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대학) 5학년 정도의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황당무계하게 많은 돈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하는 학생들에게 '왜 이 건물을 지어야 하냐', '누구 돈으로 지을 거냐', '이 건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느냐' 등 실질적인 것들도 태클을 건다"고 말했다.
건축학과 학생들에게 개개인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공모전을 많이 나가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는 스포츠 그라운드처럼 정해진 룰 안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는 공간"이라며, "학교 내에서의 경쟁을 넘어 공모전을 통해 타 학교 학생, 전 세계 학생들과 경쟁하며 다양한 시각을 배울 수 있다"며 "공모전을 많이 나갈수록 능력치를 높이는 데에 좋다"고 추천했다.
팀 과제에서 소위 '버스'를 타는 학생이 있으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그는 "그냥 불쌍하게 생각하라"며 "그 사람 몫까지 다하면 2인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역량이 느는 것"이라며 "나중에 제대로 된 팀원을 만났을 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그런 생각이 들려면 정말 하고 싶은 분야에 몸담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에 대해 누리꾼들은 '건축학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영상이 그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건축학과에만 국한되는 내용은 아니다. 사회로 나오면 대학에서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게 나타난다고 본다',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귀담아 듣게 되는 조언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37만회의 조회수를 얻었다.
에디터 Carr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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