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MLB 사무국에 이정후 포스팅 요청
양키스·샌프란시스코 등 20개 구단 관심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이정후(25)가 꿈의 무대로 불리는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머지않아 MLB 협상 테이블이 차려진다.
이정후는 2022시즌이 끝난 뒤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올해 1월 말에 MLB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1차 지명으로 입단해 KBO리그에서 7시즌을 채운 이정후는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노린다.
MLB 사무국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이정후에 대한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키움 구단은 22일 이정후의 의료 기록 등 포스팅 시스템에 필요한 자료를 KBO에 제출했고, KBO는 24일 이정후를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
미국은 24일부터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이정후의 포스팅은 12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MLB 진출 절차가 본격화됐고,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시간도 임박했다.
MLB 30개 구단은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한 다음 날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이정후와 계약 협상이 가능하다. 계약을 맺은 구단은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이정후의 원소속팀 키움에 지급해야 한다.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포스팅은 종료된다. 이 경우 이정후는 다음 해 11월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고, 내년 시즌에 키움 소속으로 KBO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이후 프리에이전트(FA) 또는 구단의 허락을 받고 재차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 문을 두드려야 한다.
하지만 미국 현지의 반응을 보면 이정후가 MLB 구단과 계약하지 못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번 겨울 오타니 쇼헤이,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스타 선수들과 함께 주요 FA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MLB 구단은 이정후의 젊은 나이와 뛰어난 컨택 능력, 준수한 수비력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에서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면서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외야 강화를 원하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존 모로시 기자는 MLB 전문 방송 채널인 MLB 네트워크에 출연해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달 키움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이정후를 면밀히 확인했다. MLB닷컴은 이정후를 "흥미로운 중견수 옵션"이라고 소개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영입 후보로 언급하기도 해다.
이정후에 앞서 5명의 한국인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김하성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정후가 김하성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후는 빅리그에서 꽃길을 걷고 있는 김하성의 뒤를 이을 준비를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