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도 망가뜨려줄게"…도 넘은 수능감독 협박(종합)

[세종=뉴시스]김정현 성소의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수능 감독 교사를 위협하는 불법적 행위에 고발을 포함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시험 당일 감독을 맡았던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자녀를 부정행위자로 적발했다는 이유로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강력히 경고한 것이다.

해당 교사는 재직 중인 학교에 교권보호 심의를 공식 요청했다. 교권침해로 인정되면 학교가 서울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해당 학부모를 형사 고발할 수도 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능 감독 선생님을 향한 학부모님의 부당한 항의를 멈춰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21일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11월16일) 감독관을 맡았던 A 교사가 학부모에게 지속해서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A 교사는 해당 학부모의 자녀가 시험 종료령이 울렸음에도 계속 답안을 작성했다며 부정행위 처리했다.

해당 학부모는 A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를 찾아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고 전해졌다. 교내로 들어가려던 와중 보안관실에서 제지하자 A 교사를 겨냥해 "교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 교육감은 "수능 시험장에서의 부정행위 판단은 교육부 매뉴얼(지침)에 따라 실내 감독관에 의해 현장에서 행해지는 공식적 판단"이라며 "감독관(A 교사)은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해당 학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했고 이 판단에 감독관 3명 모두 합의했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부정행위의 판단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공식적인 이의신청 절차를 밟으면 되고 절차는 상세히 안내되고 있다"며 "이런 절차가 아닌 감독관의 신원을 확보해 협박하고 학교 앞에서 시위를 하는 행위는 매우 잘못된 이의 제기 방법"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명예훼손, 협박 등의 범죄행위로 보인다"고 "교육활동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교사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 달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A 교사는 이날 교감을 통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교권침해가 인정되면 피해 교사를 위해 보호 조치와 법률 조력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가해자 형사 고발도 가능하다.

노조는 이날 오후 추가로 자료를 내 해당 수험생의 아버지가 A 교사를 향해 자신이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주겠다"는 취지의 폭언을 했다고 전했다.

해당 학부모는 지난 17일 A 교사와 약속이 돼 있다고 주장하며 학교로 들어가려다 입구에서 막힌 뒤, 보안관실을 통해 약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 교사와 통화를 하는 도중 이 같은 폭언을 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해당 학부모는 결국 학교 안에 진입해 A 교사를 찾겠다며 교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A 교사는 두려움을 느껴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조는 해당 학부모가 A 교사의 재직 학교 등 개인정보를 파악한 경위도 문제 삼고 있다. 수능 감독관은 이름표를 착용하지만 재직 학교는 표시하지 않는다.

노조는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재발 방지를 위해 수능 감독관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수험생과 학부모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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