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12척 등 80조 규모 사업 전개 예성
현대 "팀코리아 꾸려야" vs 한화 "단독 참여 예정"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내년 이후 추진 예정인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입장차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국가가 주도하고 개별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팀코리아'를 꾸려 일본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화오션은 잠수함 건조 능력이 뛰어난 기업이 중심이 돼 협력사들과 함께 참여하는 것이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해군은 장거리 잠항능력을 갖춘 3000톤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의 건조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규모는 잠수함 1척당 2조원 안팎으로 향후 정비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8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수주전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수주 후보로 한국 도산안창호함과 일본 다이게이급 잠수함 등이 꼽힌다.
도산안창호함은 리튬 배터리를 탑재해 장거리 잠항 능력을 갖췄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할 수 있다. 특히 함내에 자동화 기능이 많아 승조원이 부족한 캐나다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유력 후보 중 하나인 일본 다이게이급 잠수함은 장항 능력이 우수하지만 도산안창호함 대비 자동화 기능이 적고, 수출 후 승조원 교육과 잠수함 운용 훈련 지원에서 국내 업체보다 경험이 적다는 약점이 있다.
한국에선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전 참여가 유력하다. 하지만 사업 참여 방식을 놓고 양사는 큰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잠수함 건조 능력을 앞세워 수주전에서 승리를 해야 한다는 점은 양사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절충교역 등 국가가 주도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실제 건조업체를 선정할 때 복수의 민간 기업이 함께 사업에 참여하는 팀코리아 방식과 잠수함 건조 능력이 뛰어난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수주전에 참여하는 개별 방식을 놓고 입장차가 뚜렷하다.
현대중공업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위해 한화오션과 팀코리아 방식으로 수주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80조원에 달하는 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여러 기업이 뭉쳐서 참여하고, 이 과정에서 국가 차원의 협력과 지원도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주원호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캐나다 측에서 절충교역을 요구하고 있어 계약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다"며 "외부 전문가들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만큼 팀코리아로 가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고 밝혔다.
반면 잠수함 22척의 건조실적과 수출 경험이 있는 한화오션은 국산화율 80%를 이룬 상황이어서 개별 수주 참여를 원한다. 한화오션은 특히 장보고-3급 잠수함에 장비를 납품하는 200여개 국내 협력업체들과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한화오션 측은 팀코리아로 나서도 100% 수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기존 수주전에서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사례가 없는 만큼 한번도 협력해보지 않은 경쟁사와 팀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익을 위해서도 수주 가능성이 높은 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유리하다"며 "국익과 우방의 안보수호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200여개 협력업체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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