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철 기반 소재와 나노 구조의 정밀한 제어를 통해 전극 내 전하 이동을 극대화시킴으로써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슈퍼 커패시터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
슈퍼커패시터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다. 물질의 상변화 반응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전지와 달리 전극 표면에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매우 큰 출력 특성이 특징이다.
부산대는 재료공학부 이정우 교수 연구팀이 상변화 및 이종원소 도핑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효율적인 나노 구조를 설계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슈퍼커패시터 음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적인 시스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설치 환경에 따른 변동성과 전력 품질 저하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 여름·겨울철의 전력 피크와 대규모 정전 사고 등이 실례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고 에너지의 안정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에너지 저장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널리 활용되고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 중 하나인 배터리는 순간적인 큰 출력을 내지 못해 재생에너지의 실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짧은 수명 특성으로 자주 교체가 필요해 유지보수에도 큰 비용이 따른다.
반면 슈퍼커패시터는 이러한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고출력 및 고속 충·방전 능력과 긴 수명 특성이 있어 보다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부하평준화 장치로 매우 유망하다.
하지만 슈퍼커패시터도 전극 표면에만 전하를 저장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표면적을 넓히거나 전도성을 향상시키는 등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교수팀의 연구는 현실적인 활용을 위해 경제적인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넓은 비표면적(단위 질량당 표면적)과 높은 전기전도성을 모두 지니는 우수한 특성의 슈퍼커패시터 전극 소재를 개발하고자 하는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지구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산화철(Fe₃O₄)은 전해질과 전극 소재 사이의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유사커패시터 소재로 높은 이론적 비정전용량(캐패시터의 용량을 캐패시터의 질량 또는 표면적으로 나눈 값)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낮은 전기 전도도에 의해 전하 이동이 느려지고, 그에 따라 슈퍼커패시터 소재로서 고출력 및 고속 충·방전 특성을 갖기 어려워 개발에 난항을 겪어 왔다.
이 교수팀은 전기 전도도가 우수하고 표면적이 매우 넓어 슈퍼커패시터 측면에서 이상적인 2차원 소재인 그래핀을 활용해 산화철과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산화된 그래핀의 격자를 구성하는 탄소(C) 원자를 이종원소인 질소(N) 원자로 일부 대체해 격자를 왜곡시킴으로써 넓은 표면적을 갖도록 했다. 동시에 질소 원자로 대체하며 형성된 격자의 결함으로 전기적 특성을 조절해 유사커패시터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기전도도를 더욱 향상시켰다.
또 질화 공정 후 자연적인 산화 반응을 이용해 높은 산화철 단일상만 갖는 나노 입자 속에 매우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는 질화철(Fe₂N) 코어를 형성해 전자의 이동 경로를 단축시켰다.
해당 음극 소재 합성에 간단하고 빠른 마이크로파 인가 및 질화 공정을 활용해 소재 합성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단축시킨 것도 장점이다.
전극 소재는 산화철과 그래핀 사이의 시너지 효과와 3D 코어-셸 구조 및 질소 도핑에 의해 향상된 전기전도도와 비표면적으로 높은 무게당 저장용량(에너지 저장 장치가 담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해당 장치의 무게로 나눈 값)을 보였으며, 단일 산화철 및 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에 비해 약 4배 이상 향상된 율속 특성을 나타냈다.
연구진이 합성한 전극 소재를 활용해 제작된 비대칭 슈퍼커패시터는 우수한 에너지 및 출력 밀도와 내구성을 나타냈으며, 실제 LED 기반 발광소자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부산대는 전했다.
최종 구현된 슈퍼커패시터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로 인한 화재나 긴 충전시간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기자동차 및 트램과 같은 미래 운송수단부터 군사용 드론 등의 극한환경 응용 분야까지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로의 적용, 지구상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에너지 저장 분야에의 활용 가능성 등도 전망된다.
이정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철을 기반으로 한 소재가 슈퍼커패시터 및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환경 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재생에너지가 갖는 문제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부산대 재료공학부 이재민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 이정우 교수가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11월15일자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슈퍼커패시터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다. 물질의 상변화 반응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전지와 달리 전극 표면에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매우 큰 출력 특성이 특징이다.
부산대는 재료공학부 이정우 교수 연구팀이 상변화 및 이종원소 도핑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효율적인 나노 구조를 설계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슈퍼커패시터 음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적인 시스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설치 환경에 따른 변동성과 전력 품질 저하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 여름·겨울철의 전력 피크와 대규모 정전 사고 등이 실례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고 에너지의 안정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에너지 저장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널리 활용되고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 중 하나인 배터리는 순간적인 큰 출력을 내지 못해 재생에너지의 실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짧은 수명 특성으로 자주 교체가 필요해 유지보수에도 큰 비용이 따른다.
반면 슈퍼커패시터는 이러한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고출력 및 고속 충·방전 능력과 긴 수명 특성이 있어 보다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부하평준화 장치로 매우 유망하다.
하지만 슈퍼커패시터도 전극 표면에만 전하를 저장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표면적을 넓히거나 전도성을 향상시키는 등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교수팀의 연구는 현실적인 활용을 위해 경제적인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넓은 비표면적(단위 질량당 표면적)과 높은 전기전도성을 모두 지니는 우수한 특성의 슈퍼커패시터 전극 소재를 개발하고자 하는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지구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산화철(Fe₃O₄)은 전해질과 전극 소재 사이의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유사커패시터 소재로 높은 이론적 비정전용량(캐패시터의 용량을 캐패시터의 질량 또는 표면적으로 나눈 값)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낮은 전기 전도도에 의해 전하 이동이 느려지고, 그에 따라 슈퍼커패시터 소재로서 고출력 및 고속 충·방전 특성을 갖기 어려워 개발에 난항을 겪어 왔다.
이 교수팀은 전기 전도도가 우수하고 표면적이 매우 넓어 슈퍼커패시터 측면에서 이상적인 2차원 소재인 그래핀을 활용해 산화철과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산화된 그래핀의 격자를 구성하는 탄소(C) 원자를 이종원소인 질소(N) 원자로 일부 대체해 격자를 왜곡시킴으로써 넓은 표면적을 갖도록 했다. 동시에 질소 원자로 대체하며 형성된 격자의 결함으로 전기적 특성을 조절해 유사커패시터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기전도도를 더욱 향상시켰다.
또 질화 공정 후 자연적인 산화 반응을 이용해 높은 산화철 단일상만 갖는 나노 입자 속에 매우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는 질화철(Fe₂N) 코어를 형성해 전자의 이동 경로를 단축시켰다.
해당 음극 소재 합성에 간단하고 빠른 마이크로파 인가 및 질화 공정을 활용해 소재 합성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단축시킨 것도 장점이다.
전극 소재는 산화철과 그래핀 사이의 시너지 효과와 3D 코어-셸 구조 및 질소 도핑에 의해 향상된 전기전도도와 비표면적으로 높은 무게당 저장용량(에너지 저장 장치가 담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해당 장치의 무게로 나눈 값)을 보였으며, 단일 산화철 및 그래핀 하이브리드 구조에 비해 약 4배 이상 향상된 율속 특성을 나타냈다.
연구진이 합성한 전극 소재를 활용해 제작된 비대칭 슈퍼커패시터는 우수한 에너지 및 출력 밀도와 내구성을 나타냈으며, 실제 LED 기반 발광소자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부산대는 전했다.
최종 구현된 슈퍼커패시터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로 인한 화재나 긴 충전시간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기자동차 및 트램과 같은 미래 운송수단부터 군사용 드론 등의 극한환경 응용 분야까지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로의 적용, 지구상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에너지 저장 분야에의 활용 가능성 등도 전망된다.
이정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철을 기반으로 한 소재가 슈퍼커패시터 및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환경 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재생에너지가 갖는 문제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부산대 재료공학부 이재민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 이정우 교수가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11월15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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