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인 듯, 킬러 아닌, 킬러 같은'…수학 22번 "가채점 정답률 1~5%"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 논란이 일고 있는 수학 22번의 가채점 정답률이 1.5~5% 수준으로 집계됐다.

'불수능' 논란이 한층 가열되는 가운데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 수 있는 '킬러문항'을 출제하지 않았다는 교육당국의 입장이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17일 메가스터디교육에서 전날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이 입력하는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공개한 '채점결과 및 정답률' 자료를 보면, 수학 22번은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들을 한정했을 때 정답률이 5%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대학 이공계열 학과에 지원하려면 반드시 '미적분'을 치러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상위권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확률과 통계'로 대상을 바꾸면 수학 22번은 1%라는 기록적으로 낮은 정답률을 보였다. '기하'의 경우도 3%에 불과해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한 문제로 꼽혔다.

EBSi의 이날 수능 풀서비스를 봐도 가채점 후 수학 22번을 맞혔다고 나타난 수험생은 단 1.5%에 불과했다.

공통과목 마지막 문제인 단답형 22번은 수학Ⅱ에서 출제된 문항이다. 미분법을 이용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삼차함수를 구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다.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고 이를 통해 함수식을 구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 등에는 "이게 킬러가 아니면 뭐가 킬러냐"는 글이 게시되는 등 과거 초고난이도 문항을 일컫던 사실상의 킬러문항이라는 반응도 볼 수 있다.

수능 당일인 지난 16일 교육부에서 출제경향 분석 브리핑을 한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단답형 정답률을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더 강화해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2번도 본인이 얼마만큼 연습을 해봤는지에 따라 정답률이 차이가 난다"며 "손도 못 댈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교육부 설명대로 공교육 범위를 벗어나고 사교육의 문제풀이 훈련에 숙달한 학생만 풀 수 있는 킬러문항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이다.

정답률이 극히 낮은 다른 문항들도 눈길을 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집계를 보면, 수학 '미적분' 선택 수험생을 기준으로 22번의 뒤를 잇는 문항은 선택과목 범위인 30번(8%), 28번(14%), 29번(15%) 등이 있다.

이어 공통과목에서는 14번이 까다로운 문제로 꼽힌다. 미적분 선택자는 정답률이 38%였지만 '확률과 통계'는 14% 수준으로 하락한다. EBSi 분석 결과는 14.7%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