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 미중정상회담 15일로 확정
윤-시진핑 1년만 대면 기대감 높여
중 "일정·의제 협의중" 성사 가능성
한중 성사되면 경제 협력 회복 의제
비핵화·북러 밀착 중국 역할 요청할듯
한일·한미일 정상간 연쇄 만남도 관심
윤, 기시다와 스탠포드대서 좌담회도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정상회의 참석의 최고 관심사는 단연 한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다. 한일·한미일 정상간 만남도 관전 포인트다.
한중 정상회담은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었다. 대통령실은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 조율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으나, 미중 정상회담이 오는 15일(현지시간) 개최가 확정돼 15일 이후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APEC계기의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은 취임 후 두 번째로 1년 만이다. 첫 대면은 지난해 11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계기의 '발리 회담'이다.
중국에서도 한중 정상회담 개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지난 13일 "어떤 일정으로 어떤 의제로 이야기할 지 서로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샌프란 APEC계기의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중관계 회복의 물꼬를 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중국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만큼, 한중 정상회담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디커플링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양국 모두 경제협력 활성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호혜적 협력을 지속할 것과 인적 교류 확대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국과 호혜적 협력을 지속하면서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더 많은 교류의 기회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한중회담이 성사되면 1년 만에 시 주석과 마주하는 만큼 북한과 러시아간 군사협력,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및 핵 개발 등을 언급하고 북 비핵화와 한반도평화와 관련한 중국에 건설적 역할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도 이번 APEC계기로 열릴 예정으로, 윤 대통령도 참석한다. 중국 견제 성격의 협의체인 탓에 IPEF참석이 한중정상회담 참석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 대통령실은 "IPEF는 어떤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간 대면이 이뤄지면 향후 한중 정상 교류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4년 이후 9년 동안 이뤄지지 않은 시 주석의 방한 성사를 위한 고위급 교류도 이뤄질 수 있다.
또 APEC계기의 일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높아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등 고위급 교류 논의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샌프란 APEC에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와도 만난다. 정상회담이 아닌 스탠포드대학에서 좌담회 형식으로 대면한다. 이 자리에서 수소, 암모니아 등 탈탄소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양국은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공감을 표하며 한층 밀착한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한미일 정상간 만남도 APEC 정상회의 세션이나 정상 만찬, 정상 단체 사진촬영 등 다양한 시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공식 정상회담 형식이 아닌 '풀어사이드' 형식이 유력하다. 각종 다자회의에서 이뤄지는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눠왔던 만큼 이번에도 한미정상이 식사를 하며 편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