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적으로 '자발적 퇴사'여도 수급대상으로 인정 가능
통근 왕복 3시간 이상일 때 인정…3개월 이내 신청 권고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A씨는 최근 회사가 확장이전을 하면서 서울 강북에서 경기 남부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종전에는 왕복 1시간30분 거리가 4시간으로 늘어나면서 도저히 다닐 수 없겠다는 생각에 퇴사를 생각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셔틀버스 운영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왕복 3시간. 주변에서 이런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데 정말 그런지 궁금하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고 재취업 활동을 하는 동안 지급하는 일종의 사회보장제도다. 한 사업장에서 180일 이상 근속해야 하며 가입기간에 따라 최소 4개월에서 8개월까지(50세 이상인 경우 10년 이상 근속했다면 9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
보통 해고 당했을 때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외형적으로는 자발적인 퇴사로 보이더라도 불가피하게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리 법에서는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않는 정당한 이직 사유를 정하고 있다.
그럼 A씨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A씨는 수급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통근이 곤란하게 되는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장의 이전 ▲지역을 달리하는 사업장으로의 전근 ▲배우자나 부양해야 할 친족과의 동거를 위한 거소 이전 ▲그 밖에 피할 수 없는 사유로 통근이 곤란한 경우 등이다.
이 경우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게 아니라 통상의 교통수단으로는 사업장으로 왕복에 드는 시간이 3시간 이상이라는 증빙자료가 있어야 한다. A씨의 경우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이 4시간이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하다면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되는 것이다.
다만 회사가 사업장 근처에 숙소를 제공하거나 통근버스를 제공하는 등 근로자의 원활한 근무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면 인정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도 통근이 어려운 객관적인 상황이 있다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회사 이전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경우 3개월 이내에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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